사제의 공간

기다림 | 이석우 비오 신부님(관리국장)

松竹/김철이 2023. 12. 2. 09:03

기다림

 

                                      이석우 비오 신부님(관리국장)

 

 

교회는 전례력으로 새 로운 한 해를 시작하면서 대림 시기를 보냅니다.

 

대림(待臨)은 예수님의 탄생을 기념하는 성탄을 준비하며, 진정한 왕으로 오실 주님의 재림을 기다 리는 시기입니다.

 

이 대림 시기를 통하여 우리 구원은 오직 하느님 께만 있음을 확신하면서, 주님의 오심을 정성된 마음 으로 잘 준비해야 합니다. 우리 삶에 있어서 주님만이 희망입니다.

 

예수님께서 탄생하셨을 때, 동방에서 박사들이 유대 인들의 임금께 경배하기 위하여 그분의 별을 보고 예 루살렘에 왔다고 합니다(마태 2,1-12 참조). 이 사실을 들은 헤로데 왕은 대사제들과 율법학자들을 통하여 베들레헴이 그리스도가 태어날 곳임을 알게 되지만, 동방박사들만 먼저 보냅니다. 동방박사들은 아기 예수 님께 경배하며 예물을 드렸습니다. 그런데 헤로데는 자신도 경배하겠다고 했지만 가지는 않습니다. 헤로데 왕은 새로운 왕에 대한 두려움과 자신의 이해관계만 을 생각했고, 심지어 훗날 아기 예수님을 살해할 목적 으로 두 살 이하 사내아이를 모두 죽이기까지 합니다.

 

이는 처음부터 아기예수님을 만나고자 하는 목적이 달랐기 때문입니다.

 

하느님께서는 인간을 너무나 사랑하셔서 죄를 용서 해 주시고 구원을 위하여 예수님을 세상에 보내셨습니다. 그렇다면 사랑 자체이신 주님을 만나기 위해서는 헤로데 왕처럼 이해득실을 따지며 현실과 타협하는 모습이 아닌 온전히 주님을 향한 열정이 있어야 합니다.

 

오늘 복음에서 “너희는 조심하고 깨어 지켜라. 그때가 언제 올지 너희가 모르기 때문이다.”(마르 13,33)라고 말 씀하십니다.

 

그때가 언제일지는 오직 하느님만이 아시기에, 늘 깨어 준비하는 삶이 되어야 합니다. 시간이 불확실하 다고 이 깨어있음이 경직되거나, 두려운 나머지 공포에 휩싸여 생활하라는 것이 아니라 주님과 친교 안에서 당당히 지내면서 깨어 기다리라는 말씀입니다.

 

이제 성당의 제대 앞에 있는 대림환은 앞으로 4주에 걸쳐 하나씩 하나씩 촛불을 밝히게 됩니다. 그러나 이 대림환은 하나의 장식품이 아닙니다. 촛불이 많아질 수록 주님께서 오실 날이 가까웠음을 알려줍니다.

 

대림절은 은혜로운 시기입니다. 주님을 기다리는 시기 이며 또한 만남을 준비하는 시기입니다. 다시 한 번 옷깃 을 여미고 주님 만날 채비를 하면서 그분을 기다립시다.

 

“아멘. 오십시오, 주 예수님!”(묵시 22,2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