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제의 공간

“너는 행복하다!” | 김경주(이시도르) 신부님(을지(육군 제12보병사단) 성당 주임)

松竹/김철이 2023. 8. 26. 09:54

“너는 행복하다!”

 

                                                    김경주(이시도르) 신부님(을지(육군 제12보병사단) 성당 주임)

 

 

사제가 되기 위해 지원하는 이들이 있습니다. 지 원자들은 입학 전부터 모임을 가지며 이 길이 나에 게 올바른 선택인지 식별하게 됩니다. 제가 지원했 던 광주대교구의 경우 이 과정 안에서 매번 한 차 례의 피정 시간을 가졌습니다. 피정 기간 동안 여러 프로그램이 있었지만, 지금까지도 특별하고 기억에 남는 시간이 있습니다. 그것은 각자가 체험한 하느 님에 대한 나눔 시간입니다.

 

사제가 되고자 희망하여 모인 젊은이들은 자신이 체험한 하느님에 대해 깊이 나누게 됩니다. 흥미로 운 점은 하느님 체험이 각자가 고유한 점이죠. 모인 이들 모두가 다른 이야기를 합니다. 하지만 모두 하 느님에 대해 이야기합니다. 그리고 그들의 말속에 는 행복이 묻어나 있습니다. 각자 다른 환경 안에서 겪은 개별적인 하느님 체험이지만 공통적으로 행복 해하고 떨림이 가득합니다.

 

신학교에 입학한다는 것은 앞으로 많은 것을 포 기해야 함을 내포합니다. 요즘 유행하는 말로 꽃길 만 걷자의 삶이 아닙니다. 흙길, 돌길도 걸어야 합 니다. 그런데 지원자들은 자신이 이 길을 걷고자 함 에 행복해한다라는 것, 그것이 하느님 체험을 나누 는 과정에서 보여지는 놀라움입니다. 왜 그러한 것 인가요? 남들과 달리 고생을 사서 하는 이 위치에 오고자 하는데 왜 이들은 모두 하나같이 행복해하 는가요?

 

그 이유는 오늘 복음과도 관련 있습니다. 예수님 께서 제자들에게 “너희는 나를 누구라고 하느냐?” 라고 물으십니다. 그러자 베드로는 예수님을 향해 “하느님의 아드님 그리스도”이시라고 고백합니다. 그러자 예수님은 말씀하십니다. “너는 행복하다.”

 

베드로가 ‘행복하다’라고 말씀하시는 것은 베드로 가 예수님이 누구이신지를 올바로 알게 되었기 때 문입니다. ‘그게 뭐라고?’라고 생각할 이들도 많겠 지만 우리가 예수님을 제대로, 그리고 깊이 안다라 는 것은 이루 말할 수 없이 행복한 사건입니다. 이 로써 그의 삶은 이전과 같지 않을 것입니다. 참된 행복을 향해 나아갈 것이며 스스로 하느님의 종이 되고자 합니다.

 

세상 사람들이 말하는 행복은 물론 우리에게도 중요합니다. 하지만 예수님이 말하는 행복은 이 차 원을 넘어섭니다. 세상 행복처럼 일시적이지도 않 고 시간이나 상황이 지나면 사라지는 것도 아닙니 다. 하느님을 알게 되는 행복을 체험하면 세상의 어 려움에 고통도 받겠지만 언제나 희망을 안고 살아 가게 됩니다.

 

하느님을 알게 되는 행복이 나에게 오면 이전에 알고 있던 행복은 나의 첫 번째 행복 순위에서 밀 려나게 됩니다. 모든 이들이 하느님을 진실로 알게 되고 그것을 고백하는 때가 다가오면 좋겠습니다. 그것은 우리가 가장 행복해지는 길이 될 것이기 때 문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