松竹일반시

겨울의 문턱

松竹/김철이 2022. 11. 3. 07:01

겨울의 문턱

 

                           松竹 김철이

 

 

가냘픈 코스모스 허리춤에

시상을 걸쳐놓고

가는 시절 오는 시절 원고 삼아

시심을 풀어놓으려 했건만

어느새 가을은 저만치

 

콩 털기 가을걷이

먼 듯했는데

들국화 소복이 정 내리고 돌아서서

노을 타길 원하네

 

몇 달 며칠

가지에 맺은 정 몰라라 하고

홀몸으로 떠나는

가랑잎 목맨 걸음은

바람길 따라, 가다 말고 돌아본다.

 

우연인지 필연인지 알 순 없지만

떠나가는 발걸음도

떠나보내는 손 인사도

흐르는 침묵 속에 무겁긴 매한가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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