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의 문턱
松竹 김철이
가냘픈 코스모스 허리춤에
시상을 걸쳐놓고
가는 시절 오는 시절 원고 삼아
시심을 풀어놓으려 했건만
어느새 가을은 저만치
콩 털기 가을걷이
먼 듯했는데
들국화 소복이 정 내리고 돌아서서
노을 타길 원하네
몇 달 며칠
가지에 맺은 정 몰라라 하고
홀몸으로 떠나는
가랑잎 목맨 걸음은
바람길 따라, 가다 말고 돌아본다.
우연인지 필연인지 알 순 없지만
떠나가는 발걸음도
떠나보내는 손 인사도
흐르는 침묵 속에 무겁긴 매한가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