松竹♡수필

너흰, 어느 나라 국민이더냐?

松竹/김철이 2022. 2. 15. 01:44

너흰, 어느 나라 국민이더냐?

 

                                                                     김철이

 

 

 진보(進步)와 보수(保守)의 개념조차 잘 모르면서 두 패로 나누어져 북새통을 이루며 다투는 통에 온 나라 안이 벌집을 쑤셔놓은 듯한, 이즈음에 나름대로 대한민국 현정사를 살펴보니 참으로 가관이었다. 대한민국의 한 국민으로서 외국인들 앞에 부끄러워 고개를 들지 못할 지경이다. 청와대(靑瓦臺)란 대한민국 대통령이 헌법에 따라 주어진 직무를 다 하며 국민의 민생을 돌보는 한편 국민의 안전과 재산을 보호해야 할 둥지라 할 수 있는데 대한민국 대통령 직무실엔 개나 소나 죄다 앉아도 무방한 곳으로 치부되는 건 왜일까?

 

 대한민국 역대 대통령들의 면모를 살펴보는 한편 대한민국 헌법을 인용한다면 제66 1항에 대통령은 국가의 원수로서 외국에 대하여 국가를 대표하는 행정부의 수반(首班) 이라고 기재되어 있는데 과연 대한민국이라는 국가의 대표가 될 만했던 대통령이 몇이나 되겠는가, 대통령 정당한 행적의 평가는 몇 대 후에 내려져야 오류가 발생하지 않는 법이니 현 대통령의 평가는 후세에 미뤄놓는다 치더라도 역대 대통령 중에 사심(私心) 없이 국가의 안위와 국민의 살림살이를 걱정했던 대통령이 열 손가락이 아니라 다섯 손가락으로 헤아려도 한둘이 남을 정도이니 어찌 수치라 않겠는가.

 

 대한민국 대통령의 이름을 욕보인 이들 중에는 나라를 도탄의 소용돌이 속으로 밀어 넣고도 혼자만 살겠다고 나라와 국민은 내동댕이치고 해외로 도주한 이를 비롯한 왜인인지 빨갱이인지 신분이 불투명한 자가 청와대 주인으로 앉아 보니 눈에 뵈는 게 없었든지 무차별 권력을 휘둘러 서민층 국민의 목숨과 재산을 아무런 양심의 가책도 없이 앗아 가더니 민주화를 외치는 젊은이들의 생명과 청춘을 빼앗고 간검(看檢)하였고 여색을 밝히다 도를 넘어 대한민국 여성들을 죄다 자신의 애첩으로 삼을 심사였던지 결혼, 유무에 상관없이 탐하던 나머지 결혼하여 임신한 유부녀를 끌어다 겁탈하고는 사실이 들통날까 두려웠던지 대통령 권력으로 단란한 한 가정을 위협하여 유부녀를 서른일곱 살이나 많은 외국인 사업가에게 딸려 보내, 한 가정을 송두리째 박살 내는 인간답지 않은 버르장머리를 서슴지 않다. 자신이 가장 신임했던 심복의 총탄에 요절한 이, 겉으로는 보통 사람의 탈을 쓰고 속으로는 정치 비자금을 빼돌리는 한편 광주 민주항쟁을 가로막은 공범으로 5공과 6공의 갖은 비리의 주역으로 무기징역과 사형선고를 받아 전 국민의 지탄(指彈)을 한몸에 받았던 이, 국적만 한국인이지 해외에서 태어나 해외의 문화 슬하에서 생활하며 해외 문물을 보고 배워온 자가 청와대를 꿰차고 앉더니 더 많은 권좌가 탐이 났던지, 물이란 모름지기 아래로 흐르지 못하면 썩는다는 이치는 코흘리개 철부지도 아는 사실인데 민족의 젖줄로 수천 년을 흘러온 4대강을 틀어막아 소중한 생명수를 썩게 하는 건, 물론 강 주변의 숱한 생명을 죽게 만들어 대자연 파괴범의 최고 권좌에 오른 이, 자기 부친의 못다 누린 권세를 누려볼 심사였던지 자기 부친의 권력 남용으로 인해 한 나라의 국민이 얼마나 많은 인사적(人事的) 물질적(物質的) 피해자 속출했는가를 조금이라도 인식하고 자숙했더라면 대한민국 역사상에 최순실이란 이름도 국정농단이란 단어도 오르지 않았을 것이고 대통령 권한의 남용자가 아니라 대통령의 권한과 책임을 회피한 자로 낙인찍혀 차가운 철창신세를 지고 있는 이등이 청와대와 대통령이란 이름을 욕되게 한 자들로 후대 후손들의 기억 속에 자리 잡을 것이다.

 

 최악으로 대통령 이름을 욕보인 이로 지금도 그 악행이 이어지는 전두환 씨가 있는데 대한민국뿐만 아니라 해외에서도 그의 이름 석 자만 들먹여도 남녀노소 모르는 사람이 드물다. 호랑이는 죽어서 가죽을 남기고 사람은 죽어서 이름을 남겨야 한다더니 전두환 씨야 말로 조상님들이 내려주신 드높은 이 교훈을 몸소 철저히 실천한 이가 아닌가 싶다. 전두환 정권의 독재와 비리에 맞서기 위해 노동자, 학생, 시민이 주축이 되어 일어난 광주 민주항쟁 당시 뜨거운 불길 같은 민의(民意)를 잠재우기 위해 외침을 막으려고 창설된 무장 군을 동원해 그들과 같은 젊음의 가슴에 무지막지하게 총칼을 겨누게 하고 숱한 젊은이가 개죽음을 당하게 하는가 하면 대한민국 역사에 죽어도 골백번 죽을 대죄를 지어놓고 반성과 사과를 하기는커녕, 뻔뻔스럽게도 천문학적인 국가 재산을 빼돌려 광주 집단학살의 가해자들과 더불어 호의호식하면서도 계산조차 어려운 세금을 포탈하기 일쑤이고, 빼돌린 국고나 포탈했던 세금 등으로 대를 이어 호의호식할 심보인지 각종 보도기관에 보도된 불법 재산 증여, 세금포탈, 추징금 미납 등의 사례만 대충 살펴봐도 그의 행적이 한 나라의 국가원수(國家元首)를 지냈던 자의 행적이 맞나 싶어 지나가던 똥개가 들어도 배꼽을 잡을 일이 아닌가?

 

 한 나라의 대통령을 지냈던 이가 국고를 빼돌리고 세금을 포탈하다니 미수(米壽)인 지금 그 나이에도 못다 한 거짓이 남아있다니 거짓말 잘하는 우주인을 보는 듯하다. 거짓말을 세 끼니 밥 먹기보다 수월히 여기는 전두환 씨의 거짓 버르장머리 그 흔적을 따라가 본다.

 

 1980년 당시 서울의 한 택시 운전기사는 중동에서 5년간 일하다 귀국하여 택시 운전기사 일을 하게 되었으나 아내와 사별한 후 열한 살 된 외동딸 은정과 단둘이 월세방에서 가난하게 생활하던 극히 평범한 보통 국민이자 시민이었다. 운전기사는 번번이 월세가 밀릴 정도로 수입도 좋지 않았고, 당시 월세가 십만 원씩이나 밀려있던 처지였다. 게다가 아내의 병원비로 진 빚도 적지 않아 하루하루 생활이 무척 힘들었다는 것이다. 그의 딸 은정은 운전기사의 친구인 집주인 아들과 힘으로 싸워 능히 이길 정도의 여걸이었다. 이런 딸을 기르는 현실이 당장은 힘들었으나 당당하게 딸의 모습에서 희망을 보면서 생활 난관을 극복해 나아갔다는 것이다. 하루하루 벌어 먹고살아야 했던 운전기사, 1980년 대학생들의 민주화 운동은 한심하게 보일 뿐이었다고 한다.

 

학생들은 공부해야지. 한국이 얼마나 살기 좋은데, 지네들이 중동에 가봤어? 부모가 허리가 휘게 뒷바라지해 주니 천지도 모를 꾀 춤, 추고 있잖아.”

 

 5 20일 광주로의 행보는 이런 운전기사의 생각을 바꾸게 했다. 운명의 날, 1980 5 20일 택시 운전기사는 식당에서 한 택시기사에게서 어떤 외국인이 광주를 다녀오면 10만 원을 준다는 말을 듣게 되자 식당에서 몰래 빠져나가 곧바로 외국인 손님을 가로채서 그와 함께 광주로 향하는데

 

 운전기사가 광주민주화운동의 진실을 밝히고자 계엄군의 삼엄한 통제를 피해 독일인 외신 기자를 택시에 태워 전라도 광주에 도착해 보니 국가안보와 국민의 생명을 지켜야 할 군인들이 무고한 시민들을 무자비하게 죽이고 폭행하는 현장을 목격하게 되고 TV에서는 사실과 상반되는 거짓 뉴스만 나오는 것을 보게 된 것이었다. 외신 기자는 이러한 현실을 촬영하여 전 세계에 알리기로 하고, 택시 운전기사는 순간마다 생사의 위협을 받는 상황에서도 외신 기자를 도와 광주민주화운동의 진실을 밝히고자 보통 사람의 양심을 합했다.

 

 목숨을 건 촬영 과정과 광주를 탈출하는 과정에서 한 대학생과 광주 택시 운전기사들의 도움을 받게 되고, 광주 택시 운전기사들의 중심에는 보통 사람의 양심을 지닌 한 운전기사가 있었는데, 그들의 희생과 서울에서 내려간 운전기사의 도움으로 광주를 빠져나와 전 세계에 광주의 실태를 알리게 되는데 만약 그 당시 외신 기자와 택시 운전기사의 목숨 건 희생이 없었다면 우리는 1980년 광주의 진실을, 얼마나 알 수 있었을까.

 

 우리 주변의 평범하고 보통 사람의 양심을 지닌 이들의 보이지 않는 노력과 희생으로 한국의 민주주의가 발전하였다. 누구도 알아주지 않지만, 순결한 양심의 소리를 따라 사람이 존중받는 사회를 만들기 위해, 그리고 내 앞의 누군가를 지키기 위해 기꺼이 희생했던 우리들의 조부모, 그리고 우리들의 부모, 형제들의 이야기. 지금 우리가 누리고 있는 민주와 자유는 공짜지만 부모님의 은혜를 모르면 패륜아(悖倫兒)가 되듯 대한민국 국민이라면 남녀노소 구별 없이 적어도 파륜자(破倫者) 적 국민이 되지 않길 바란다.

 

 5.18 광주민주화운동의 과정에서 한 사람의 추잡하고 더러운 권력욕과 정치야욕으로 인해 많은 선량한 국민의 목숨이 사람이 행한 행동이라 볼 수 없을 만큼의 잔인하고 처참하게 죽어갔고 나라의 보배인 젊은이들이 숱하게 피 흘리며 꽃다운 청춘을 잃어갔는데도 누구 하나 진심으로 내 탓이요.” 라 고백하는 자 없으니 그들과 같은 대한민국의 한 국민으로서 한 줌의 흙이 된 그들의 영혼 앞에 백배사죄(百拜謝罪) 엎드려 용서를 청한다.

 

 5.18 광주민주화운동 당시 선량한 광주 시민 학살의 주범인 전두환 씨를 포함하여 대한민국 대통령 이름을 욕보였던 이들에게 대한민국 국민의 자격으로 인간이 왜 여니 동물과 달리 양심을 지녔는지를 묻고 싶고 그 영혼의 양심을 관찰 비교해 본다면 실소(失笑)가 절로 나온다. 수많은 생명을 정권을 잡기 위해 희생시켰던 전두환은 보통 사람의 양심을 속일 수 없어 국가 민주화를 위해 자신의 목숨을 초개(草芥)처럼 버렸고 이 땅에서 못다 불사른 젊음의 피를 지금, 이 순간도 하늘에서 여전히 내려다보며 불사르고 있을 젊은 영혼들이 두렵지도 않은지 세 치 혀끝으로 거짓의 나래를 펼치고 있으니 훗날 내려질 민족과 역사의 심판은 둘째 치더라도 사람이라면 누구나 한번은 필수적으로 방문해야 할 저승의 문전에서 살인마 전두환 씨의 영혼과 대한민국 대통령 이름을 욕보인 이들의 영혼이 이승에서 살아낸 삶의 행적을 거론하며 너흰 어느 나라 국민이더냐?”하고 염라대왕이 묻는다면 그들의 영혼은 과연 뭐라 답, 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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