松竹일반시

밤 설화

松竹/김철이 2022. 1. 4. 21:24

밤 설화

 

                                   松竹 김철이 

 

어젯밤 뭘 했는지

상현달 먹구름 새로 온밤을 졸고

허접한 닭장 햇병아리 덩달아 조는데

임 잃은 야화 서글피 피더라

 

그믐을 향한

하현달 걸음은 조급하기만 하고

풀벌레 사계절 정형시를 읊는데

삽살개 괜스레 별 보고 짖누나

 

쌓은 둥 만 둥

허술한 돌담 월장을 하듯

보름달 흙먼지도 잠든 집안을 엿보는데

소쩍새 울음 징검다리를 놓는다.

 

초승달 밤의 문을 열면

잔별은 밤마실 할 궁리를 하고

서리꽃 쪽창에 피는데

밤이슬 응달 풀잎을 촉촉이 적시네

 

'松竹일반시' 카테고리의 다른 글

오이꽃  (0) 2022.01.11
신토불이  (0) 2022.01.08
추어탕  (0) 2022.01.01
하루  (0) 2021.12.25
추억  (0) 2021.12.1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