松竹일반시

마실 나온 사람들

松竹/김철이 2021. 5. 8. 01:22

마실 나온 사람들 

 

                          松竹 김철이  

 

 

갈 길은 멀고

해는 서산에 지는데

비구름 험상궂기 그지없으니

둥지는 저만치 아롱거린다.

 

어느 시절에 나왔는지

고무신 뒤꿈치는 다 헐고

비실대는 걸음마저

영혼의 허기를 쟁여간다.

 

뉘라서 막을쏘냐

세월의 발걸음을

기왕에 나왔으니 쉬다 가면 좋을 것을

조급히도 달려간다.

 

이다음 다시금 볼 수 있을까

아름다운 이 세상

마실 나온 사람들

더 붉은 황혼길을 향해 걸어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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