松竹신앙시

타향살이

松竹/김철이 2020. 11. 5. 00:41

타향살이

 

                  김철이 비안네

 

 

세상사 소풍 올 적에

바리바리 싸 들고 왔던지

똥거름 지고

허덕허덕 살다 보니

해는 서산에 지고

본향 돌아갈 길 코앞일세

 

맨몸으로 왔다,

맨몸으로 돌아갈 길

홀 옷 한 벌 걸쳤으니

수지맞은 생이잖소

 

영원히 살 것만 같아

갖은 욕심

영혼에 빼곡히 채워놓고

배고픈 이,

헐벗은 이 돌아보지 못했으니

돌아갈 걸음 무겁구려

 

몇 걸음 앞서간

영혼의 벗들이여!

내 잘못 엎드려 비오니

내 영혼 쉴 곳 위해 빌어나 주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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