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제의 공간

“라뿌니!”

松竹/김철이 2020. 7. 22. 08:33

“라뿌니!”

 

                                             정호 빈첸시오 신부님(부산교구 괴정성당 주임)

 

 

막달라 여자 마리아. 흔한 이름 마리아이지만 나자렛 예수를 말하듯 고을의 이름으로 불리는 여인의 축일입니다. 예수님께서 일곱 마귀를 쫓아내주신 일을 겪고 주님을 따르며 성모님과 함께 예수님의 모든 일에 함께 했던 분입니다. 그리고 예수님의 부활의 첫 증인이 된 마리아가 바로 이 분입니다.

 

부활의 날. 예수님의 부활의 첫번째 증인이 된 이유는 그녀가 돌아가신 예수님의 무덤을 찾았기 때문입니다. 모두가 슬픔에 잠겨 두려움에 빠져 있을 때 그녀는 새벽부터 주님의 무덤을 찾았습니다. 닫혀버린 무덤이지만 그 앞을 찾아간 마리아는 예수님을 사랑한 제자의 모습을 보여줍니다. 

 

그리고 우리에게 부활이란 어떤 느낌인지를 보여주는 체험을 드러냅니다. 주님을 보고도 주님인 줄 모르는 마리아에게 예수님이 주신 체험은 '회복'이었습니다. "마리아야!"하고 부르시는 주님의 목소리를 듣고 이내 마리아는 돌아서며 "라뿌니!"라는 대답을 합니다. 주님의 목소리를 들었다는 화답입니다. 

 

돌아가신 주님은 눈에 보이는 것이 아닌 자신 안에 기억하는 주님을 되살리는 것으로 부활을 확인해주십니다. 마리아를 시작으로 엠마오로 가는 두 제자에게도 성찬의 기억으로 오셨고, 숨어 있는 제자들에게는 당신의 뚫린 상처를 보여주심으로써 부활을 확인시켜 주셨습니다. 

 

마리아가 주님을 부른 "라뿌니!"라는 고백이 부활이 회복이라는 것을 알려줍니다. 다시 주님을 부르는 것. 그것은 주님이 우리를 떠나지 않으셨다는 것을 아는 것이고 깨달은 것이며 그래서 끊어진 것으로 알았던 모든 것이 일시에 다시 살아났다는 것입니다. 

 

지금도 주님은 우리의 모든 삶에서 우리를 부르고 계십니다. 우리는 시작부터 뒤늦게 주님을 배우고 살지만 주님 수난의 그 때처럼 자주 주님을 잊어 버리고 살아갑니다. 그리고 주님을 애타게 찾습니다. 돌아가신 분을 찾는 걸음처럼 말입니다. 하지만 주님이 우리의 이름을 부르실 때를 만나게 되면 우리도 마리아처럼 주님을 부르며 돌아설 수 있기를 바랍니다. 주님의 영원하심을 믿는 삶이라면 복된 믿음이겠지만 그렇지 않더라도 희망을 버리면 안되는 이유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