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제의 공간

“여인이시여, 이 사람이 어머니의 아들입니다.”

松竹/김철이 2020. 6. 1. 15:13

“여인이시여, 이 사람이 어머니의 아들입니다.”

 

                                   정호 빈첸시오 신부님(부산교구 괴정성당 주임)

 

성령 강림 대축일이 지난 월요일. 곧 교회의 생일에 이어지는 날이 교회의 어머니 복되신 동정 마리아께 봉헌되고 그 복음에서 우리가 기억하는 것은 십자가 아래에서 이루어진 예수님의 특별한 유언입니다. 그것은 어머니를 제자에게 맡기시고, 또 제자 역시 어머니께 맡기신 것입니다. 그것을 교회가 어머니에게 맡겨진 것으로 우리는 생각합니다.

 

지금이야 오랜 역사를 무시하고 성모님에 대해 이러쿵 저러쿵 이야기가 많지만 그리스도교는 처음부터 이 어머니를 어머니로 여기고 있었습니다. 그 시작이 복음에서부터 시작하고 있고 그 내용은 바로 그리스도의 어머니로서의 성모님의 인생의 연장으로 볼 수 있습니다.

 

교회를 어머니께 맡겼다는 것은 이 어머니가 예수님을 잉태할 때부터 가졌던 하느님께 대한 희망과 믿음이 교회를 통해 이어지고 여전히 어머니의 시선과 믿음으로 이 교회를 지켜 주시기를 예수님이 부탁했다는 의미입니다. 그리고 교회는 이 어머니가 기억하는 아들 예수 그리스도의 모든 것을 이어가야 할 사명을 어머니 안에서 새기고 지켜간다는 의미가 됩니다.

 

성령으로 인해 세상에 나선 사람들의 모습은 투사이나 지극히 평범한 사람들이었습니다. 그들에게서 하느님의 거룩한 뜻이 세상에 알려지고 전해지는 것이 아들이 원하던 모습이었음을 성모님은 남은 생애 동안 목격하셨을 것이고 계속 함께 하셨을 겁니다. 엘리사벳 방문 때에 울려 퍼지던 어린 어머니의 이야기가 현실이 된 교회의 모습을 보는 기쁨이 어머니에게 주어졌을 것이고 교회는 이 어머니의 기쁨 속에 사랑을 온 세상에 전하기 시작했을 겁니다.

 

예수 성심 성월. 이 성월의 의미는 살아있는 교회의 활동을 통해 이루어져야 합니다. 우리가 예수 그리스도를 따름으로서 우리의 삶이 미치는 모든 범위 안에 하느님의 거룩하심과 사랑이 영향을 미침으로써 우리와 세상이 기억하는 예수 그리스도로 가득한 세상을 만드는 것이 예수 성심 성월에 우리가 해야 할 일입니다.

 

우리에겐 아들 예수님에게 세상의 목마름을 알리시던 어머니의 믿음과 그 아들을 믿었던 어머니의 보호가 항상 함께 합니다. 그러므로 좀 더 힘을 내어 다가오는 여름도 여전히 위협적인 이 시간도 잘 이겨나갔으면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