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님, 이 사람은 어떻게 되겠습니까?”
정호 빈첸시오 신부님(부산교구 괴정성당 주임)
묵상 듣기 : https://youtu.be/dVkXZwGc3PU
주님의 사랑 받는 제자에게 관심이 쏠립니다. 주님이 사랑하신 것이 분명하신 저 사람은 어떻게 될까에 대한 궁금증은 그가 죽지 않는다는 소문으로 확산됩니다. 그리고 우리가 읽은 복음이 바로 그 제자의 손에서 적힌 글이라는 설명이 추가 됩니다.
예수님의 제자. 또는 예수님의 사람들인 그리스도인들이 저마다 다르다는 것은 지극히 당연한 일입니다. 그런데 그 다름이 이유가 되어 주님께 더 사랑받고 덜 사랑 받는 사람으로 구분되는 것이 어떤 의미가 있을까요? 예수님의 사랑은 같은 햇살처럼 퍼지는데 우리가 볼 때 그 느낌의 정도가 다르다고 해서 우리가 그것을 특별함이나 혹은 소외감으로 만들면 하느님은 그야말로 질투하시고 편애하시는 분이 되고 맙니다.
그렇게 신앙에서도 왜곡이 시작되고 일어나기 시작하면 누구도 해결하지 못하는 상황도 벌어집니다. 또한 그렇게 생각되어지는 이가 바로 자신이 하느님 은총의 적자라고 말하게 된다면 그것은 사회적으로 파장이 커질 수밖에 없습니다. 그것이 때론 종교로 발전하는 경우도 종종 일어나는 일입니다.
하지만 복음 속에서 예수님의 사랑받는 제자라고 스스로를 밝히는 이가 한 일은 다름이 아닌 예수님에 대해 좀 더 정확히 알리기 위해 기록하고 그것을 세상에 남기는 것이었습니다. 그가 받은 사랑이 크다면 그는 그 사랑에 대해 보답하는 방법으로 살아계신 복음을 유산이 되는 복음으로 남기는 것이었습니다.
누가 하느님께 더 사랑받는 사람인지는 정확히 알 수 없습니다. 그러나 그 사랑의 크기를 느끼는 이는 다른 사람과의 차이를 감사할 것이 아니라 그 사랑을 받아 세상에 전할 수 있도록 해야 합니다. 복음을 전한 이는 주님 곁에 머물며 그 어머니를 모셨고, 예수님의 무덤에도 맨 먼저 뛰어간 사람이었습니다. 그의 모든 기억이 주님 곁이었음은 분명합니다. 그리고 그가 전해준 기록으로 우리는 예수님을 압니다.
누가 주님께 더 많은 사랑을 받는가 보다 중요한 것은 주님이 주신 사랑에 대해 우리는 어떤 모습으로 살 것인가가 더 중요할겁니다. 어차피 주님의 사랑이란 늘 한결같고 변함 없는 것이니 달라진 것이 우리 뿐이라면 우리가 해야 할 일을 좀 더 신경 쓰는 것이 낫지 않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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