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세상에서 자기 목숨을 미워하는 사람은 영원한 생명에 이르도록 목숨을 간직할 것이다."
정호 빈첸시오 신부님(부산교구 괴정성당 주임)
묵상 듣기 : https://youtu.be/LT1-9oPCk1o
신학교 때 "밀알"이란 이름의 동아리에 들었습니다. 얼마전부터 다시 시작했지만 시간이 너무 지나버린 듯 어색함도 많았습니다. 동아리의 소식지를 처음으로 내던 날. 밀알이라는 이름에 대해 이 비슷한 정의를 내렸던 것을 기억합니다.
"죽음, 그 한마디의 모든 것"
밀알 하나가 땅에 떨어져 죽지 않으면으로 시작되는 예수님의 가르침은 사실 우리에게 가장 아픈 구석입니다. 우리가 하느님을 믿는 모습을 보면 죽지 않으려 애를 쓰는 모습을 보이기 때문입니다. 하느님을 사랑한다 고백하고 열심히 신앙생활을 하지만 주님이 말씀하시는 죽음은 우리에게 보기 힘듭니다. 우리는 살기 위해, 행복이라는 가치를 말하며 자신을 위해 살려 노력합니다.
주님이 말씀하신 죽음은 자기 목숨을 미워하는 곧 자신을 죽음으로 내몰듯 사랑하는 삶을 말합니다. 자신을 잊고 자신을 내어 줄 사랑으로 타인을 생각하는 사람이 그리스도를 따르는 삶입니다. 하느님을 믿는다는 것은 하느님이 만드신 우리의 근본을 아는 것이고, 그것은 우리가 서로가 서로에게 생명을 내어주지 않으면 부족함을 채워가며 행복한 삶을 살 수 없다는 것을 말합니다.
하느님을 믿으며 자신을 지키겠다 기도하고 그렇게 다른 이와 경쟁하듯 다투고 살면서 그 성공 여부에 따라 하느님의 응답을 말하고 은총을 말하는 것은 자신을 지키려 하는 썩지 않는 밀알의 모습 그대로입니다. 그는 언제나 혼자고 아무리 좋은 일을 한다 하더라도 그 중심에 자신이 있으면 그 역시 똑같은 불신앙과 같은 모습의 사람입니다.
세상은 종교가 자신의 위안을 위해 필요한 가치나 선택적 가치라고 이야기합니다. 그 말을 긍정하는 듯 살아가는 우리는 오늘 예수님 말씀을 새겨들어야 합니다. 훌륭한 신앙인의 가치는 세상에서 윗자리를 차지하며 자신의 품위를 키워가는 것이 아닙니다. 그 진정한 품위는 다른 이를 위해 죽음을 각오하듯 그들만을 생각하고 살아가는 이에게서 드러나는 것입니다. 그런 사람을 본 적이 있습니까? 내가 바로 그런 사람이라고 말할 수 있는 사람이 됩시다. 그런 가족, 그런 이웃, 그런 사람이 됩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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