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제의 공간

돌아서지 않는 자캐오들에게.../정호 신부님(부산교구 괴정성당 주임)

松竹/김철이 2019. 11. 19. 15:25

돌아서지 않는 자캐오들에게...



키작은 자캐오. 사람들에게 자캐오라는 인물은 작은 키와 돌무화과나무로 기억됩니다. 그러나 정작 그의 가장 큰 특징은 그가 세관장에 부자였다는 사실입니다.


그가 예수님 앞에서 말한 약속, 곧 재산의 절반을 가난한 이들에게 나누어주고 자신이 횡령한 일에 대한 네갑절을 갚겠다는 선언은 그가 더이상 세관장일 수 없다는 것을 뜻하며 부자라는 표현조차 그에겐 가능하지 않을지도 모를 선택이었습니다.


그가 약속을 지켰다해도 사람들이 그를 용서하거나 좋아할 수는 없었을 겁니다. 자신의 돈을 돌려받으면서도 사람들은 그를 비난했을 것입니다. 교훈이 가득한 동화라면 좋겠지만 현실에서 아무것도 아닌 존재가 되려는 그의 시도는 위험하기만 합니다.


그럼에도 바른 삶을 살겠다는 그의 뒤늦은 회개와 삶이 너무 고맙습니다.


우리의 세상에 자캐오가 너무 많습니다. 돌아설 생각이 없는 그들이 더 늦기 전에 그들의 삶을 바로 잡았으면 합니다. 누구의 말을 듣지 않는 그들이기에 자신의 반성과 용기가 필요합니다.


꼭 그렇게 되기를 기도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