松竹묵상글

올인하는 삶

松竹/김철이 2019. 9. 5. 17:19

올인하는 삶


                                              김철이 비안네

 


 복음 말씀의 예수님께서는 “나를 따르려는 사람은 누구든지 자기를 버리고 제 십자가를 지고 따라야 한다. 제 목숨을 살리려는 사람은 잃을 것이며, 나 때문에 또 복음 때문에 제 목숨을 잃는 사람은 살릴 것이다.” (마르코 복음 8, 34-9, 1)이 말씀의 근원적 요소를 찾아 이천 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가 본다면, 인간의 타고난 본성인 계산적이고 얄팍한 이기심 때문에 자신을 온전하게 버릴 수 없을 뿐 아니라 한꺼번에 두 가지 일을 하라고 시킨다면 백이면 백, 자신의 몫부터 챙길 것이다. 온 정성을 쏟아 시킨 일을 한다고 해도 두 가지 일을 성을 다해 이끌어 수행한다고 하여도 인간 본연의 능력 탓에 코앞의 자신 일이 아닌 것엔 자연히 소홀해진다. 제사에는 관심 없고 젯밥에만 관심을 둔다.”라는 우리나라 옛 속담처럼 (마르코 복음 8, 34 -9, 1)이 말씀 속의 예수님의 심정은 이러하듯 당신 육신 적 회생은 물론 성심마저 열어 보여주신 바 있는 예수님처럼 일류 구원사업에 올인(I'm down to the felt.)하지 못하는 우리의 양면성을 꼬집어 일러주셨던 것일 게다. 교우들과 대화 중 종종 이 복음의 말씀을 인용하며 좀 더 열심히 한 신앙생활을 권고하곤 하는데 그럴 때마다 한순간, 주저하거나 망설임 없이 “우리도 산목숨이니 먹고 살아야 하고 우리가 예수님처럼 생활한다면 우리가 예수 그리스도이고 신이지 어디 사람이라 말할 수 있겠느냐?”라며 반격을 가해온다. 바로 그것이다. 그들이 내세웠던 구실과 변명에 나 역시 또 다른 반격을 가한다면, 먹고 살아야 하기에 열성을 다하여 예수 성심께 온전히 의지하고 의탁하는 삶을 살아야 한다는 것이다. “믿기만 하여라! 온전히 마음을 다하고 열성을 다해 믿는다면 만사를 해결해 주마”하셨던 예수님이 아닌가. 하나 더 우리가 성체를 영하는 근원적 이유는 우리가 영하는 성체를 이천 년 전에 돌아가신 예수 그리스도의 몸이라고 온전한 믿음으로 받들어 모신다면 우리 역시 그리스도 화가 될 수 있고 근심 걱정이 태산처럼 산재(散在)한 우리네 가정사에 참 평화 참자유가 절로 찾아올 것이다. 그리고 한 가지 분명히 알아두어야 할 것은 우리가 성체를 영하는 근본적 이유는 성체를 영한 뒤 그저 아무런 의미 없이 예수님의 삶이나 묵상하다 시간이 흐르면 시간 따라 흘려보내자는 것이 아니다. 성체를 영했으니 예수 그리스도 흉내나 내다 가야지. 하는 생각은 크게 잘못된 생각이고 교만과 이기심 덩어리로 사는 것에 불과한 삶이다. 그런 신앙적 삶은 예수님의 살아계신 성체를 영하고도 말로만 살아계신 예수님이라 습관처럼 내뱉을 뿐, 죽음에서 부활하신 예수님을 우리의 손과 마음으로 다시 한번 돌아가시게 한다는 것이다. 아무리 거센 세상 풍파가 우리를 흔들어 놓아도 자신의 영혼까지 저당 잡혀 믿을 수 있는 굳건한 믿음만 있다면 아무리 거친 쓰나미가 밀려 덮친다 한들 무슨 걱정이겠는가! 예전에도 그랬고 지금에도 그랬으며 앞으로도 영원히 우리 곁에 머물러 지켜주실 예수 그리스도께서 살아 생존하시니 말이다.

 


 믿기만 하면 이루지 못할 일이 없다는 진리를 실천한 한 예가 있어 소개하고 다 함께 묵상해 보기로 하자. 영성 적으로 뛰어나고 말씀의 은사가 크신 한 사제의 입을 빌려 나타내신 주님의 더없이 크신 영광을 인용한다면, 방송 매체를 통해 신부님의 특강을 접한 개신교 신앙을 지닌 한 자매님이 신부님을 찾아와 적지 않은 액수의 돈을 내놓으며 신부님께서 진실로 믿기만 하여도 이루지 못할 것이 없다고 하셨기에 예수님께서 우리 가정이 처한 문제를 해결해 주시리라 굳게 믿기에 미리 감사예물을 가져왔다며 하는 말이 기가 막혔다. 잘못 선 빚보증으로 셋집을 얻을 돈마저 없을 정도로 어려워진 살림살이에 이곳저곳에서 돈을 빌려서 왔다는 것이었다. 이를 바라본 남편은 “미친년! 미치려면 곱게나 미칠 것이지. 아무리 예수님이 좋다고 셋방 하나 얻을 돈도 없으면서 빚을 내서 그렇게까지 해야겠냐”며 노발대발했다는 것이었다. 이 기막힌 얘기를 듣고 있던 신부님도 사제이기 이전에 감정을 지닌 한 인간이셨기에 속으로 “미친년! 맞네!”하고 중얼거렸다는 것이었다. 그렇다. 여기에 이 여인처럼 정말 예수 그리스도의 삶에 미치고 그 크신 권능에 올바로 미친다면 얻지 못할 자비가 어디 있고 이루지 못할 소망이 어디 있겠는가! 그로부터 육 개월 후 그 여성이 다시금 신부님을 찾아왔었는데 달덩이처럼 환한 모습으로 온 가족을 다 데리고 왔더라는 것이었다. 셋방 하나 얻을 돈이 없어 온 가족이 노숙자 신세를 면치 못할 처지에서 예수님께서 죄다 건져주셨다는 것이었다. 이 실화에서 우리가 얻어 영혼에 새겨야 할 교훈은 굳센 믿음이다. 입술로만 믿는 신앙이 아니라 우리의 온몸과 마음을 신앙의 바다, 믿음의 바다에 다 던져 보자는 것이다. 온 마음 다 하여 믿기만 하면 다 주시겠다고 약속하신 예수 그리스도의 거룩하신 말씀을 영혼의 입으로 받아 삼켜야 한다는 것이다.

 

아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