松竹일반시

글 꾼(2)

松竹/김철이 2017. 12. 18. 16:16

글 꾼(2)


                松竹 김철이


철새는 홀로 날아

더 넓은 세상을 꿈꾸고

물은 아래로 흐르는데

소나무 푸른 꿈 덜 열린 가슴에 심는다.

 

문 닫힌 세상사

글 몇 줄로 열려 하니

문지기 없는 세상은 마냥 고개 돌려 외면하고

품은 소망 저 멀리 날개를 단다.

 

얼음 풀린 냇가 개구리 노총각

덜 터인 울음은 애간장을 태우는데

아랫마을 노처녀 모른 채 고개를 돌리니

중매쟁이 글귀 근본도 품위도 죄다 바꾼다.

 

자유로이 흐르는 물 따라 풍류를 업고

삿갓에 지팡이 하나 들었으니

세상은 다 눈 아래

한 푼 없는 신세가 서럽지 않다.



'松竹일반시' 카테고리의 다른 글

어머니   (0) 2018.01.03
겨울 속의 봄   (0) 2017.12.19
글 꾼(1)   (0) 2017.12.15
꽃의 비애   (0) 2017.06.21
가을날의 소묘(掃墓)  (0) 2017.06.0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