松竹일반시

초가樵歌

松竹/김철이 2016. 7. 12. 09:41

초가樵歌


                    松竹/김철이 


밤새워 염불하던

산사 여승의 축원祝願인가

산사의 새벽 종소리

하루의 여명을 흔들어 깨우는데

산기슭 타는 소리 거칠기 한이 없다


산새들 삶의 옹알이

산 메아리로 묻히고

초목들 숨결은 미래를 다 아는지

겁에 질린 듯 한숨을 내쉬는데

물먹은 나뭇가지 살포시 걸터앉는다


어느새 해는 중천이요

갈 길은 먼데

살풀이 꾼이라도 된 듯

도낏자루 잡은 손에 힘이 솟고

입술을 타고 흐르는 그 소리 산속을 헤맨다


세상 풍상 다 겪다 보니

남은 건 한뿐이라

인생 업보 벗을 삼아

지게 짝지 두들겨

축지법을 지닌 도인인양 어느덧 계곡을 건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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