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중물
松竹/김철이
차돌 같은 생을 닦기 위해서는
석돌 같은 시절도
아픈 가슴 부여안고 울던 그 시절도
삶의 토양으로 삼아야 할 터
세 근도 채 안 되는 생각 함부로 하여
더 넓은 이 세상 어지럽히지 말고
세 치도 채 안 되는 혓바닥 예사로 놀려
광활한 이 우주 오염시키지 마라
사람 욕심 끝이 없는 법,
네 앞에 놓인 빈 밥그릇이
큰 복락으로 여기면
세상은 더 큰 복락으로 되갚아 줄 테지
힘겨운 인간사 투덜 되지 말길
잘 살아볼 욕심이야 누군들 없겠나
주어진 복에 살아갈 뿐이지
이 땅에
너 오기 전
널 바라며 기다렸던
마중물이 있었음을 잊지 않았으면
참 좋겠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