松竹일반시

마중물

松竹/김철이 2015. 7. 3. 13:46

마중물

 

                  松竹/김철이

 

 

차돌 같은 생을 닦기 위해서는

석돌 같은 시절도

아픈 가슴 부여안고 울던 그 시절도

삶의 토양으로 삼아야 할 터

 

세 근도 채 안 되는 생각 함부로 하여

더 넓은 이 세상 어지럽히지 말고

세 치도 채 안 되는 혓바닥 예사로 놀려

광활한 이 우주 오염시키지 마라

 

사람 욕심 끝이 없는 법,

네 앞에 놓인 빈 밥그릇이

큰 복락으로 여기면

세상은 더 큰 복락으로 되갚아 줄 테지

 

힘겨운 인간사 투덜 되지 말길

잘 살아볼 욕심이야 누군들 없겠나

주어진 복에 살아갈 뿐이지

 

이 땅에

너 오기 전

널 바라며 기다렸던

마중물이 있었음을 잊지 않았으면

 

참 좋겠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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