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 소나무
松竹/김철이
까마귀 배 떨어진 들판에 홀로 울적에
소문 없이 내리는 시절의 첫 손님
온 들녘
게걸스럽게 퍼질러 울고
풍성한 가을걷이 끝난 논두렁 허수아비
구멍 난 누더기엔 잠시 바람이 찬다 하여
엄살떨지 마라
사계절 벌거벗은 소나무 안쓰럽지 않으냐
사계를 울어도 푸른 눈물로 울어도
너, 왜 우니?
묻는 이 하나 없어 외로운 천사여!
이 겨울 해동까지
누구를 벗 삼아 울까나
잔가지 가지마다 숨은 애환 주렁주렁
시퍼런 가슴팍엔 근심만 쌓이는데
천 리도 더 가신 너희임은 언제나 오신다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