松竹일반시

도로 그 자리

松竹/김철이 2014. 10. 22. 14:15

도로 그 자리

 

                         - 松竹 / 김철이 -  

 

 

어디서 왔다가 어디로 가는지

흙 한 줌 움켜쥘

고사리 같은 손모가지 하나 남길 수 없건만,

눈에도 들지 않는

욕심 보따리 풀지 못해 억억되다 보니

고향 갈 길이 눈앞에 훤히 보이네 
 

갖은 욕심 뱃속에 채워 채워봐야

들고 가지 못할 짐인 것을

뉘라서 두 번 죽으랴 
 

길섶에 풀 한 포기 심을 기운 있거든

뒤 한번 돌아보소

세 치 혓바닥 놀려 상처 준 이 있거든

더 늦기 전에 풀어줌이 좋을 듯 싶구려

 

욕심 부려 무엇 하리

가져갈 갈 것 하나 없는 세상사

땅 한 평이면 족할 것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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