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중물 // 松竹/김철이
차라리 무심히 흐르는 물이었으면
오뉴월 가뭄에 갈라진 논바닥이나 채울 것을
가질 것 하나 없는 인간사 사노라
뒤 한번 돌아보지 못했었지
늘 문밖에 서성이던
나의 임은 얼마나 외로웠을까
불러도 대답없는 나의 야속함이
부메랑 되어 내게로 돌아오겠네
물고기 한 마리 살 수 없는
혼탁한 어항 속에 갇혀 통곡할 나의 영혼이여
이제라도 날개 달고 날아가게나
먼 훗날 우리 다시 만나
임 오실 그 물꼬에
몇 방울 마중물 되어
영원히 피어지지 않을 사랑의 꽃 피워봄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