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부작 / 우물 안 개구리의 뜀뛰기
- 제3화 꿈은 영원한 꿈이 아닐거야 -
김철이
그 사이 공을 던지고 받고 치는 것이 야구 전부라고 여기고 나이 어린 여선생님의 가르침을 사도 분교 운동장을 마냥 뛰고 달렸던 사도 분교 여덟 악동은 프로 야구선수였던 아빠와 함께 서울에서 내려온 창진이와 한 팀을 이루어 규칙으로 야구를 배워갔어요. 몇 십 년 몸에 익힌 창진이 아빠의 야구기술을 고스란히 자기에게 알맞게 익혀가던 여덟 우물 안 개구리들은 하루가 무섭게 야구실력이 늘어갔어요.
영민: “애들아! 꿈은 마냥 꾸라고 있는 게 아니냐. 꿈은 현실로 박차고 나오려고 꾸는 거지”
창진: “고로 꿈은 이루어진다. 이 말씀이죠? 아빠!”
영민: “그래 바로 그 말이야 이 세상 누구에게나 불가능은 없는 법이니까”
똘이: “우리도 열심히 노력하고 연습하면 여느 야구선수들처럼 야구를 잘할 수 있단 말씀인가요?”
경미: “훌륭한 감독 선생님께서 오신 후로 우리 우물 안 개구리들 우물 밖으로 나갈 만큼 늘었네.”
그랬었죠. 경미 선생님의 말씀엔 큰 뜻이 숨어있었어요. 창진이 아빠가 사도 분교 야구팀 감독을 맡은 얼마 후 사도 분교 야구팀 아이들의 실력을 시험해 보고 싶었던 것이었고 그 실력을 시험해 볼 상대 팀으로 지난봄 여수시장배 초등학교 야구대회 우승팀인 은초롱 초등학교 야구팀이었어요. 야구팀이 생긴 연수를 보거나 야구실력을 보아도 은초롱 초등학교 야구팀과 사도 분교 야구팀은 연습경기 상대가 될 수가 없었어요. 다행한 일은 은초롱 초등학교 교장 선생님께서 사도 분교 담임이신 경미 선생님의 은사님이셨던 덕분에 모든 분야가 그렇듯이 야구도 어린 새싹부터 길러야 하고 진흙탕 속에 묻힌 진주알을 찾아내야 더 많은 발전을 할 수 있지 않으냐며 생떼같이 졸라 되는 경미 선생님의 성화를 견디다 못한 은초롱 초등학교 교장 선생님께서 은초롱 초등학교와 사도분교 야구팀의 친선경기를 허락해 주셨어요. 더욱 기쁜 소식은 이번 친선 경기에서 사도 분교 야구팀 아이들 야구실력을 시험해 보시고 야구선수로 싹을 틔울 모습이 보이면 전라남도 내 야구대회는 물론 전국 초등학교 야구대회에 출전할 수 있도록 힘을 써 보겠다는 약속을 해주셨어요.
똘이: “은초롱 초등학교가 우리 첫 연습경기 상대라니 정말 꿈만 같네.”
송자: “첫 연습경기 상대로 너무 강한 팀을 만나 우리 기죽는 거 아니냐?”
영태: “넌, 무슨 말을 그렇게 심하게 하느냐 아직 시작도 하지 않았는데”
서희: “그건 그렇고 우리 팀은 아홉 명 중 셋은 여자인데 우리가 감당할 수 있을까?”
영민: “모든 경기는 뚜껑을 열어봐야 결과를 아는 거야”
영민: “그것보다 중요한 점은 이번 경기는 우리나라 최초로 남녀가 맞붙어 하는 경기라는 것이지”
그랬어요. 비록, 연습경기에 불과하지만, 이번 경기는 우리나라 처음으로 남자아이들로 구성된 은초롱 초등학교 야구팀과 남자아이와 여자아이들이 같은 팀을 이룬 사도 분교 야구팀의 시합이었어요. 고장도 나지 않는 시계는 말을 모는 채찍이 되어 세월을 마구몰아 사도 분교 아이들의 가슴을 마구 두근거리게 할 야구 시합 날로 데려다 놓았어요. 사도 분교 아이들은 은초롱 초등학교 친구들과 야구시합을 하기 위해서 야구장이 마련돼 있는 은초롱 초등학교로 가려고 일주일에 한 번씩 드나드는 여객선 선착장으로 향했어요. 사도 분교 여덟 악동은 배를 타고 도회지로 나들이하는 것은 이번이 난생처음이었어요.
철호: “와! 섬에서 살았지만, 바다가 저렇게 넓고 푸른 줄 몰랐네.”
송자: “어머! 신기해라 바다 속에서 방금 이라도 갖은 물고기들이 바다 위로 튀어 오를 듯 싶네.”
똘이: “애들아! 조용히 좀 해라 다들 우리만 바라보잖아. 창피해서 얼굴을 못 들겠네.”
영민: “너희 이렇게 큰 배는 처음 타보는 게로구나?”
여객선을 타고 몇 시간을 바다 위를 달려 여수에 도착했어요. 은초롱 초등학교 이름으로 사도 분교 또래의 친구들을 맞이한 은초롱 초등학교 야구부 친구들은 난생처음 도회지 학교를 접하는 사도분교 여덟 아이에게 따뜻한 정을 나누어주며 학교 이곳저곳 두루 구경시켜 주었어요. 은초롱 초등학교의 초청으로 도회지 구경을 하게 된 모래섬 여덟 아이는 창진이와 창진이 아빠 감독 선생님과 도회지에서의 첫날밤을 은초롱 초등학교 교장 선생님 댁에서 지내게 되었어요. 다음 날, 사도 분교 야구팀과 은초롱 초등학교 야구팀의 친선경기가 시작되었어요.
영민: “우리가 선공이고 똘이 네가 1번 타자이니 덤벙 되지 말고 공을 끝까지 잘 봐야해”
철구: “똘이 화이팅! 1루에 나가기만 해라 네 뒤에 내가 한 방 때려줄 테니”
창진: “아자! 아자! 아자! 똘이야! 야구공에 겁먹지 마”
경미: “그래 맞아 야구공은 처음 접해 보지만, 테니스공은 많이 접해 봤잖아”
서희: “이번 시합 잘 치르고 돌아가면 우리 할머니가 멍게 따서 야구공 많이 사주신댔어.”
영태: “기왕에 하는 시합 이겨봤으면 좋겠다.”
처음엔 두 학교 아이들의 야구실력을 시험해 보고자 했던 야구시합이 시간이 흐르고 시합의 횟수가 바뀔수록 아이들의 승리욕은 하늘에 치달았고 정규 야구장에서 야구공으로 처음 야구를 해본 사도 분교 여덟 명의 아이들도 점차 두려움이 없어지고 기왕에 내친김에 야구시합에서 이겨보겠다는 마음이 커져 점수가 앞서거니 뒤서거니 하다 끝내 승자를 가리지 못한 채 5대 5로 비기게 되었어요. 비록, 야구시합에선 비기고 말았지만, 사도 분교 우물 안 개구리들은 하면 된다. 라는 큰 교훈을 얻었어요. 희망의 첫 촛불을 밝힌 사도 분교 여덟 명의 우물 안 개구리는 더 큰 꿈을 꾸려 꿈길을 맨발로 모래밭을 뛰고 있을 거예요.
- 끝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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