松竹♡동화

우물 안 개구리의 뜀뛰기 제2화 진짜 야구를 하게 생겼네

松竹/김철이 2014. 9. 16. 13:32

3부작 / 우물 안 개구리의 뜀뛰기 

- 제2화 진짜 야구를 하게 생겼네 -

 

                                           김철이

                                                                                                   

 

 급히 다가서면 아름드리 소나무 뒤에 숨은 아이가 달아날까 싶어 선생님은 아주 천천히 아이가 있는 곳으로 다가가서 어디서 온 누구인지 물어보니 아이의 이름은 창진이었고 서울 은평초등학교 6학년 학생이었어요. 사도분교 여덟 아이는 야구연습을 하다 말고 제자리에 우두커니 선 채 선생님께서 걸어가시는 뒷모습만 말끄러미 바라보았어요. 잠시 후 선생님은 창진이라는 아이를 데리고 모래섬 여덟 악동이 기다리고 있는 곳으로 왔어요.

 

경미: “너, 이름이 창진이라고 했지?”
창진: “네!”
경미: “그런데 넌, 이곳엔 무슨 일로 왔니? 집은 여기가 아닐 테고 혹시 친척 집이라도?”
창진: “그건 아니에요.”
경미: “그럼, 외딴 섬마을인 이곳까지 왜 왔을까?”
창진: “전, 모르겠어요. 저희 아빠가 이곳 경치가 너무 좋다며 놀러 가자고 해서…”
경미: “그랬었구나! 그럼, 아빠는 어디 가셨니? 너만 이곳에 두고?”
창진: “조금 전까진 여기 함께 계셨는데”
경미: “그런데?”
창진: “며칠 동안 이곳에 묵을 모텔을 알아본다며 마을로 내려가셨어요”
똘이: “얘! 너도 참 딱도 하다 이런 외딴 섬마을에 모텔이 어디 있느냐?”
창진: “그럼, 이곳으로 여행 온 사람들은 어디서 쉬는 거니?”
경숙: “으응! 우리 마을로 놀러 온 사람들은 마을 어른들께서 마을회관에서 쉬게 해주셔”
태수: “그런데, 넌, 엄마가 안 계시니? 아빠랑 단둘이 여행 온 걸 보면 말이야.”
창진: “엄마가 없긴 왜 없어! 동생이 너무 어려서 아빠랑 둘만 온 거지”
서희: “얘! 너, 참 이상한 애로구나 우리 동생이 뭘 잘못했다고 그렇게 화를 내는 거야”
창진: “난, 그딴 것 물어보는 게 싫단 말이야 난 너희랑 있는 것도 싫어 그만 아빠께 갈래”

 

 그랬어요. 창진이에겐 엄마가 계시지 않았어요. 창진이네 가정도 몇 달 전까지만 하여도 세상 어느 가정에 비해 부러울 것 없이 다복했어요. 그렇지만, 불행의 여신이 심한 질투라도 했을까요. 창진이 엄마는 두 달 전 창진이 늦은 동생을 낳다 몸에 원인 모를 이상이 생겨 심하게 피를 흘려 가지 말라고 손을 잡고 눈물로 애원하는 창진이의 손을 놓아버린 채 영영 돌아오지 못할 하늘나라로 떠나가셨어요. 프로 야구선수였던 창진이 아빠는 창진이 엄마가 하늘나라로 돌아가신 충격에 빠져 세상 무엇보다 소중하게 여기던 야구도 팽개친 채 창진이를 데리고 이곳저곳 기웃거리다 파도처럼 모래섬까지 밀려온 것이었어요. 그래서 덜 아문 창진이의 상처를 건드린 태수의 말에 버럭 했던 것이었어요. 창진이네 마음아픈 사연을 전해 들은 사도분교 아이들은 아무런 잘못도 없이 창진이를 바라볼 수 없도록 미안했어요. 잠시 후 선생님은 창진이와 모래섬의 사도분교 여덟 개구쟁이의 손을 번갈아 잡아주며 다정한 친구로 지내라 하셨어요.

 
태수: “창진이 형! 좀 전엔 미안했어. 난, 왜 이런지 몰라 어휴! 이런 말썽꾸러기”
창진: “그게 무슨 말썽이니 너도 몰랐던 일인데 미안해하지 마”
서희: “창진아! 나도 사과할게. 우리 같은 6학년이니 앞으로 친하게 지내”
똘이: “창진 형! 난 똘이야 좀 전에 형에게 우리 마을에 대해 설명해준 경숙 누나의 동생이야.”
철구: “창진아! 우리 마을을 찾아줘서 고마워 난, 철구야 그리고 이 아이는 내 누이동생 송자야”
영태: “그리고 난, 영태라고 해. 내 곁에 서 있는 얜 내 동생 철호이고 말이야”
철구: “참! 창진아! 너네 아빠 야구선수랬지?”
창진: “응! 몇 달 전까지만 해도 그런데 그건 왜?”
영태: “으응! 그건 말이야 우리 사도분교도 여느 도회지 학교들처럼 야구팀을 만들려 하는데”
똘이: “우리 마을은 워낙 작은 외딴 섬마을이라 야구를 정식으로 배운 사람도 없고”
서희: “그렇다고 해서 정확하고 올바르게 야구규칙을 알고 우리에게 가르쳐주는 사람도 없어”
경미: “그래서 우리 애들 생각은 창진이 아빠께서 이곳에 머물러 야구를 좀 가르쳐 주셨으면 해”
창진: “선생님! 그리고 애들아! 너무 걱정하지 마! 내가 우리 아빠께 부탁해 볼게”

송자: “아이 좋아라! 그럼 우리도 진짜 야구를 하게 되는 거야?”
경숙: “아직 좋아하긴 일러 창진 아빠께서 우리의 부탁을 들어주실지 모르는 일이잖아”
경미: “아냐 우리 마음이 하나가 되면 창진이 아빠께서도 우리의 부탁은 거절하지 못하실 거야”

 

 그렇게 하여 마음의 덜 나은 상처도 치료하고 아들 창진이와 한적한 시골에서 당분간 쉬다 가려고 들렸다. 모래섬에 머무는 동안 밥도 먹고 잠도 자고 할 민박이라도 있을까 싶어 마을 이곳저곳을 돌아보던 중 창진이가 다리가 아프다며 사도분교 아이들의 야구놀이를 구경할 동안 혼자 민박집을 찾아보겠다고 잠시 헤어졌던 창진이 아빠는 아닌 밤중에 홍두깨도 유분수지 저희가 언제부터 그렇게 친했다고 사도분교 여덟 악동과 한통속이 된 채 막무가내 졸라 되는 창진의 부탁을 뿌리치지 못하고 새로 만든 사도분교 야구팀의 감독을 맞게 된 창진이 아빠는 그날부터 사도분교 여덟 명의 악동들은 물론 창진이도 함께 포함하여 아홉 명의 정식 야구팀을 만들어 가르치기 시작했어요. 창진이 아빠는 얼마 전까지만 하여도 유명한 프로 야구팀의 주 전 투수로 맹활약했던 조영민 선수였어요. 조영민 선수의 지도를 받게 된 아이들은 당돌하고 야무진 결심으로 열심히 운동했었죠.

 

                                                                                     - 계속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