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날의 초상
- 松竹 / 김철이 -
삼천리금수강산(錦繡江山) 물이 들어 초록인데
무슨 애달픈 사연 그리도 많아
불붙는 가슴 달래려
남녀노소 알몸으로 바다를 찾누나
참외 한 알 깎아 먹고
원두막 홀로 누워 하늘을 바라보니
여름 마음은 저만치
유년 시절 벌거숭이로 개헤엄 잘도 치더라
저녁나절 초가 굴뚝 아가리 보리밥 연기
오뉴월 긴 밤의 허기를 예견하듯
하늘 논두렁 게으른 소걸음을 걷고
초저녁 모깃불 마른 풀의 연가를 부른다
때가 되면 붙잡아도 갈 터인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