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팔꽃 인생
- 松竹 / 김철이 -
아침나절 잠시 피다 질 꽃이라
못내 아쉽기만 하건만
죽어 한 줌의 토양으로 흩어질 것이기에
나 여기 피노라
이슬 한 방울만큼 흘릴 수 없을
밤새 운 눈물이여
천지를 대신해 울어줄 이 없으니
나 여기 우노라
유수 같은 세월
굴렁쇠 바퀴로 구르다 보면
비탈길 험한 길도 걷겠지만,
또다시 밝아올 태양이 있음에
나 여기 섰노라
머지않아 떠나갈 길
옷 한 벌 몸에 걸쳤으니
세상 부러울 것 하나 없을 배 힘으로
나 여기 사노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