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년 찾아오는 봄의 존재는 죄다 엇비슷하나
봄을 맞아 표현하는 사람들의 어휘 법은 죄다 다른 법,
봄을 가볍게 부는 바람에 비유하여
봄을 피부로 느껴본다.'라고 표현하는 이도 있고
봄을 사랑하는 사람의 애심에 비유하여
봄을 동절기에 허황해진 가슴으로 안아본다.'라고 표현하는 이도 있으며
봄을 엄동설한 혹한에서 태어난 갓난아기에 비유하여
봄을 업어 달랜다는 뜻에서 업어본다.'라고 표현하는 이도 있고
봄을 갖가지 꽃들이 꽃망울을 터뜨리는 소리에 비유하여
봄을 마음의 귀로 들어본다.'라고 표현하는 이도 있는데
자조 모임 바람개비 회원들은
제 꼴값을 다 하지 못한 채 세상 순리에 순명하여 떠나려고
한 걸음 시절 열차에 올려놓은
한 해의 봄을 아쉬워하며
떠나려 하는 봄을 우리네 마음속에 영구히 걸어놓고 싶은 심정을 담아
장식용 고리를 만들었다.
회원들의 손동작 한 동작 한 동작에 따라
화사한 봄꽃들은 잎을 맺었고 봉우리를 터뜨려
장식용 고리의 팔각 판을 메워갔다.
성숙해져 가는 봄의 자태처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