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 생각
- 松竹/김철이 -
무엇을 누리는가
허허벌판 칼바람
망나니 춤사위 흥이라도 돋우려는 듯
진눈깨비 이리저리 술에 취해 나부낀다
누더기 한 벌에도 천하를 다 얻은 듯
느긋하게 누워 웃는
논두렁 한 가운데 허수아비
버려진 팔자인 줄은 알련지
이제나 저제나
임 오실까 기다리는 마음 철마를 타는데
속 모르는 까치 떼 성화에
외로운 홍시 얼굴마저 붉히누나
초가삼간 오막살이
호롱불 한없이 졸건만
노부부 살아온 인생 이야기 끝도 없고
멀리서 부는 바람 산허리 휘감아 돌더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