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춘立春
- 松竹/김철이 -
한해의 봄이 시작되는 날,
순박한 백성
두 신을 기리는 춘련春聯 신도神茶를 써 붙여
새해 행복과 행운의 축원을 올리더니
동풍 불고 얼음이 풀리니
동면冬眠하던 숱한 벌레들
해 묶은 기지개 소리 천지를 울리더라
가문마다 집집마다 창호지 한쪽 위에
먹물로 쓴 입춘대길立春大吉 네 글자를 통해
한해의 길운과 천복을 빌더이다
삼다도 제주에선
호장戶長의 슬하에 온갖 광대 줄 세우더니
입춘 굿을 미끼로
한해의 풍년을 기원하더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