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춘천] 30배, 60배, 100배의 열매/연중 제15주일(홍기선 신부)
마태오 복음에 나와 있는 예수님의 가르침을 열거해 보겠습니다.
“참 행복, 세상의 소금과 빛, 예수님과 율법, 화해하여라, 극기하여라, 아내를 버려서는 안 된다, 정직하여라, 폭력을 포기하여라, 원수를 사랑하여라, 올바른 자선, 올바른 기도, 올바른 단식, 보물을 하늘에 쌓아라, 눈은 몸의 등불, 하느님이냐 재물이냐, 세상 걱정과 하느님의 나라, 남을 심판하지 마라, 거룩한 것을 욕되게 하지 마라, 청하여라, 찾아라, 문을 두드려라, 좁은 문으로 들어가라, 열매를 보면 나무를 안다, 내말을 실행하여라.”
예수님은 나름 좋은 결과를 기대했을 것입니다. 그러나 그리 만족스럽지 못했습니다.
오늘 복음 예수님께서는 그 유명한 씨 뿌리는 사람의 비유를 말씀하셨습니다. 길바닥에, 돌밭에, 가시덤불 속에, 그리고 좋은 땅에 떨어진 씨앗들의 서로 다른 결과를 말씀해 주셨습니다. 이 말씀은 그분의 활동에 대한 스스로의 평가와 내적 감정의 상태를 어느 정도 엿볼 수 있게 합니다.
그분이 홀로 호숫가에 앉아계셨다는 상황 묘사로 글은 시작됩니다. 그분의 고독함과 외로움이 제일 먼저 느껴집니다. 무지몽매한 군중 속에서 하느님이 겪는 고독함이며 외로움입니다. 길바닥에 떨어진 씨앗, 듣고도 깨닫지 못하는 사람들, 그래서 아무런 감흥도 보이지 못하는 사람들, 그들 앞에서 예수님은 좌절감을 맛보셨습니다. 귀가 있으면 들으라고 한탄하시며 말씀하셨습니다. 피리를 불어도 춤추지 않고 곡을 해도 울지 않는다는 격언을 들먹이며 그 좌절감을 표현하신 적도 있
으셨습니다.
돌밭이나 가시덤불 속에 떨어졌다는 말씀을 하실 때에는 안타까움을 느낄 수 있습니다. 한때는 좋아하며 받아들였으나 그 뿌리가 깊게 내리지 못해, 세상일에 마음을 빼앗겨 당신을 배반하는 사람들 때문에 맛보신 감정입니다. 환난이나 박해 재물에 대한 유혹 때문에 신앙생활을 저버린 사람들을 바라보며 갖게 되는 안타까움입니다. 그러나 좋은 땅에 떨어진 씨앗을 말씀하실 때 그분의 기쁨을 발견합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분께서 계속 당신의 길을 걸어야할 분명한 이유였습니다.
봄이 오니 바람 불고 여름 되니 비가 내립니다. 장대비가 내린 뒤, 잡풀들이 이곳저곳에서 움쑥 자라서 성가시게 합니다. 좋은 열매를 맺는 씨앗이 잡초처럼 질긴 생명력으로 우리들 가슴에서 30배, 60배, 100배의 열매를 맺길 소망합니다. 그분 말씀을 제대로 듣고 깨닫는다면 가능하다고 말씀하셨습니다.
머리와 가슴에 소나기 같은 성령의 은사가 내려 그 말씀을 밝히 깨닫고 기쁨으로 가슴 벅차길 기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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