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론 두레박

[인천] 복음의 씨앗

松竹/김철이 2011. 7. 8. 19:57

[인천] 복음의 씨앗/연중 제15주일(연중 제15주일)

 

 

매년 많은 예비신자들이 세례를 받고 신앙생활을 시작합니다. 그러나 갓 세례받은 이들은 마치 혼자 살아남아야 하는 서바이벌 게임에 놓여진 것 같습니다. 그들은 영적으로 새로 태어난 갓난아기와 같기 때문에 초기에 많은 보살핌이 필요하지만, 대부분 그런 돌봄을 받지 못하기 때문입니다. 그나마 새로 영세를 받은 사람이 본당의 단체활동 및 반모임에 참여하면 돌봄을 받지만 그렇게도 못하면 주일 미사만 나오게 되는데, 아직 미사의 의미도 잘 모르겠고, 성당에 아는 사람도 없어 서먹하고, 어쩌다 한두 번 미사에 빠지면 고해성사가 어렵게 느껴져서 미사에 더 빠지게 되고, 그러다가 냉담으로 이어지는 경우가 많습니다.

오늘 복음에서 예수님은 땅에 뿌려진 씨앗에 대한 이야기를 해주셨습니다. 이 이야기의 의미는 명확합니다. 씨뿌리는 사람이 뿌린 씨는 복음이며, 그 씨를 처음 받아들이는 토양은 복음을 믿고 받아들이는 예비신자입니다. 여기에서 덧붙여서 씨앗이 자라도록 거름과 물을 주는 외적 환경이 교회의 역할이라고 말할 수 있겠습니다. 안타깝게도 오늘날 교회가 복음의 씨앗이 뿌려진 토양을 위한 좋은 환경의 역할을 충분히 하지 못하기 때문에 위와 같은 문제가 발생하지 않나 싶습니다. 실제로 위와 같은 문제 외에도 이런저런 이유로 냉담하는 신자들이 많으며, 이는 교회의 심각한 고민입니다(2009년 한국천주교회 냉담률 27.6%).

물론 교회가 아무 일도 하지 않는 것은 아닙니다. 구역 반 모임의 활성화, 본당 단체 활성화, 신자재교육 등 많은 노력을 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한 달에 한 번 정도의 반모임도 몇몇 참석자들 위주로 간신히 유지되는 본당 소공동체의 현실, 이것저것 맡은 것이 많아서 피곤한 신자들로 운영되는 본당 단체의 현실, 본당교육에 매우 수동적인 일반 신자들의 모습을 보면 안타깝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희망적인 것은 교회의 여러 학자, 연구가들이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고자 많은 연구를 하고 계시다는 점입니다. 그분들의 연구가 하루빨리 한국교회 실정에 맞는 좋은 변화를 이끌어 내셨으면 좋겠습니다. 그리고 토양 역할을 하는 신자들도, 교회의 관심과 사랑이 부족한 탓만 돌리지 말고 스스로 좋은 토양이 되도록 성의 있는 노력을 많이 해야 합니다. 세례를 받았으니까 신앙공부 끝났다고 생각하지 마시고, 교회의 성경공부 및 신자재교육에 적극적으로 참여하고, 영적독서도 많이 읽고, 능동적으로 자선과 봉사를 할 필요가 있습니다. 그리하여 복음의 씨앗을 받아들인 모든 신자들이 삶의 자리에서 복음의 풍요로운 열매를 맺음으로써, 하느님 나라를 이루며 행복하시기를 희망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