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춘천] 소중한 존재/그리스도의 성체 성혈 대축일(최일호 신부)
어느 대학에서 학생을 가르치던 교수가 강의 도중 십 만원 짜리 수표를 꺼내들고는, “이거 가질 사람 손들어보세요” 라고 말했습니다. 그러자 모든 학생이 손을 들었습니다. 그걸 본 교수는 갑자기 그 수표를 주먹에 꽉 쥐어서 구기더니 다시 물었습니다. “이거 가질 사람 손들어보세요” 이번에도 역시 모든 학생이 손을 들었습니다. 다시 교수는 그 수표를 바닥에 내팽겨치고는 발로 밟았습니다. 그리고 다시 물었습니다. “이거 가질 사람?” 모든 학생들이 다시 손을 들었습니다. 교수가 말했습니다. “여러분은 구겨지고 더러워진 십 만원짜리 수표일지라도 그 가치는 변하지 않는다는 것을 잘 알고 있는 것 같군요. 그렇습니다. 이처럼 자신의 가치도 마찬가지입니다. 구겨지고 더러워진‘자신’일지라도 그 가치는 전과 다르지 않게 소중한 것입니다.” 형제자매 여러분! 우리는 루카 복음 15장에 나오는 탕자의 비유에서 방탕의 죄를 지으며 만신창이가 되어 돼지만도 못한 처지에 놓인 작은 아들의 모습을 알고 있습니다. 이 복음에 나오는 작은 아들의 모습은 때론 우리들의 모습이기도 합니다. 살아가면서 우리들은 작은 아들이 느꼈던 것처럼‘인간이 이렇게까지 비참하게 나락으로 떨어질 수 있구나!’ 하는 날이 있습니다. 그러함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소중한 존재입니다. 아무리 만신창이가 되었을지라도 우리는 소중하고 고귀한 존재입니다. 바로 이점 을 교회는 성체와 성혈 축일을 통해 선포하고 있는 것입니다. 예수님께서는 우리를 살아하신 나머지 당신의 몸과 피를 우리에게 밥으로 내어주셨습니다. 그 귀하고 소중한 당신의 생명을 우리에게 내어주신 것입니다. 이렇게 소중한 몸을 받아 모셨으니 우리의 몸은 이루 말할 수 없이 소중한 존재입니다. 우리 인간이 소중하고 존귀한 까닭이 여기에 있습니다. 우리가 죄로 말미암아 만신창이가 되었을지라도 주님께서는 변함없이 우리에게 생명으로 다가와 소중한 존재라는 것을 잊지 않게 해주십니다. 실패하고 사회의 바닥으로 내팽겨친다 할지라도 좌절해서는 안됩니다. 우리들의 가치는 어느 무엇으로도 바뀔 수 없기 때문입니다. 자신의 몸을 내어주어 다른 이의 생명을 살리게 하는 것, 이보다 더 한 사랑은 없을 것입니다. 몸을 내어주신 이 큰 사랑, 그 사랑이 모든 이에게 전해져서 이 땅의 모든 사람들이 자신의 가치를 소중하게 생각했으면 좋겠습니다. 또한 특별히 오늘 그리스도의 성체 성혈대축일을 지내면서 내가 사랑하는 사람들 뿐만 아니라 싫어하는 사람들일지라도 그 가치를 얕보지 않고 서로 존중해주었으면 하고 간절하게 바랍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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