옛 자료 모음방/아름다운 당신

행복한 문자를 보냅니다

松竹/김철이 2011. 6. 24. 19:39

행복한 문자를 보냅니다

 

 

해가 슬슬 기울어가는 저녁 무렵
또르르 문자가 왔습니다.
‘내 친구는 잘 있는지
맑은 솔숲이다. 눈부신 사월이네‘

남쪽지방에 사는 친구가
맑은 솔숲에서 문자를 보냈어요.
맑은 솔숲이라는 글자가
곱고 투명하고 향기로워서 혼자 웃다가
행복한 답문자를 보냈습니다.
‘내 친구도 잘 지내고 있지?
그래, 사월이 눈부시다‘

친구에게 문자를 보내고 나서
물끄러미 창밖을 내다봅니다.
친구의 중얼거림이 들려오는 듯해요.
‘해가 지는 시간에 약수터 위 솔숲으로 올라가는데
아무도 없더라. 그 적막이 참으로 좋더라,
그런데 문득 내 친구에게 무슨 일이 있을까…싶었다.‘
그래서 친구는 맑은 솔숲에서
잘 있느냐는 문자를 보냈을 겁니다.

아름다운 당신께도
행복한 문자를 보냅니다.
‘잘 지내고 있지요?’
당신의 답문자는 무어라 되돌아올까요?
당신은 또 다른 당신께
무어라 문자를 보내게 될까요….



금요일 이 자리는
당신의 행복한 문자로 채워집니다.
아름다운 문자를 기다리며…

노은 드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