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톨릭 소식

성경 속 상징 22-눈- 하느님의 전지전능한 능력

松竹/김철이 2011. 5. 13. 00:24

성경 속 상징 22-눈- 하느님의 전지전능한 능력

 

 

허영엽 신부(서울대교구 문화홍보국장)



 

얼마 전 TV에서 동남아시아 안다만 해를 떠돌며 생활하는 바다집시 모켄족의 생활을 소개하는 다큐멘터리를 봤다.
 모켄족은 대나무 작살 하나만으로도 빠르고 정확하게 물고기를 잡는다. 공기와 물은 밀도가 달라서 사람의 눈은 물속에서 초점 기능이 작동하지 않는다고 한다. 그래서 보통 사람들은 물안경을 쓰고도 바닷속 생물을 구별하기 쉽지 않은데 모켄족은 물속에서 맨눈으로도 작은 조개와 같은 생물을 정확하게 찾아낸다니 정말 특별한 사람들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독수리처럼 높은 하늘을 날며 먹이를 잡는 맹금류는 가장 민감한 눈을 갖고 있다. 그중에 매는 인간보다 4∼8배나 멀리 볼 수 있다. 매는 색을 감지하는 원추세포의 밀도가 인간의 다섯 배에 이르기 때문에 선명한 천연색 영상을 본다. 그러나 이들도 밤이 되면 맥을 못 춘다. 매의 눈에는 어둠 속에서 희미한 빛을 감지하는 간상세포가 거의 없기 때문이다.
 재미있는 것은 놀라운 후각과 청각을 지닌 개의 시각능력은 형편없다는 사실이다. 근시이며 색맹에 가깝다고 한다. 그래서 개가 보는 세상은 마치 흑백 텔레비전 화면과 같다고 한다. 하지만 개의 야간 시력은 휠씬 뛰어나다. 이것은 살아남기 위한 진화의 결과이며, 워낙 뛰어난 후각과 청각의 기능으로, 자주 사용하지 않게 되어 시각의 기능이 떨어졌다고 보여진다.
 사람의 눈은 본능적으로 빛이 비추는 쪽을 향한다. 우리는 눈을 통해서 세계를 본다. 한편 눈은 혼을 비추는 거울이 되기도 한다. 우리는 상대방의 눈을 통해 인간의 내면까지 뚫어 보기도 한다. 그리스 신화에서 눈은 태양을 상징하며 태양은 제우스신의 눈이다. 일반적으로 눈은 빛과 각성, 지식, 정신, 보호, 안정, 목적을 상징한다.
 성경에서도 눈은 사물 일체를 꿰뚫어보는 하느님의 전지전능을 상징한다. 또한 직감적으로 사물을 보는 능력을 뜻하기도 하고 힘과 능력, 빛을 의미하기도 한다.
 구약성경에서 에제키엘 예언자가 주님 발현 체험을 설명하는 대목이 나온다. 여기서 네 생물의 형상을 표현하며 눈이 가득하다는 표현이 나오는데 하느님의 전지전능한 능력을 상징하는 것이다(에제 10,18). 하느님의 눈은 태양보다 밝고 인간의 모든 것을 다 보신다(집회 34,21).
 성경에서 하느님의 눈은 하느님 전체, 하느님의 인격을 나타내는 단어로 종종 사용된다. 지식이란 진실하고 바르다고 인식되는 것을 말한다. 하느님께서 특별히 사랑하시고 보호하시는 인간을 나타낼 때에 눈동자라는 이미지가 이용된다. "주님께서는 광야의 땅에서 울부짖는 소리만 들리는 삭막한 황무지에서 그를 감싸 주시고 돌보아 주셨으며 당신 눈동자처럼 지켜 주셨다"(신명 32,10).
 신약에서 예수님께서는 하느님의 뜻을 거스르는 삶의 방식을 암시적으로 가리키시면서, 눈을 '몸의 등불'이라고 하셨다. "네 눈은 네 몸의 등불이다. 네 눈이 맑을 때에는 온몸도 환하고, 성하지 못할 때에는 몸도 어둡다"(루카 11,34).
 시각 기관인 눈이 정신적 태도로 상징되는 경우도 있다. "네 오른 눈이 너를 죄짓게 하거든 그것을 빼어 던져 버려라. 온몸이 지옥에 던져지는 것보다 지체 하나를 잃는 것이 낫다" (마태 5,29). 항상 모든 곳에 존재하며 일체를 꿰뚫어 보는 하느님의 눈을 가리킨다(히브 4,13). 눈이 하느님 영의 상징으로 나오는 경우도 있다(묵시 5,6).

 

 

 

 

출처 : 평화신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