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론 두레박

[수원]부활하신 그리스도의 생명의 빛이 온 세상을 비출 것입니다. 알렐루

松竹/김철이 2011. 4. 23. 01:14

[수원] 부활하신 그리스도의 생명의 빛이 온 세상을 비출 것입니다. 알렐루야/이용훈 주교(예수 부활 대축일)

 

사랑하는 수원교구 형제자매 여러분,
주님께서는 어둠을 물리치시고 죽은 이들 가운데서 부활하시어 생명과 구원의 빛으로 우리에게 다시 오셨습니다. 그리스도인들은 오늘, 주님의 부활을 축하하며 기쁨에 넘쳐 “알렐루야!”를 노래합니다.
우리에게 생명과 구원의 빛을 안겨주신 그리스도 부활의 기쁨이 주님을 사랑하는 모든 이들에게 전해지길 바랍니다.

역사적인 사건 : 빈 무덤을 목격한 여인들과 제자들
1. 그리스도께서 부활하셨음을 최초로 목격한 사람들은 예수님의 시신에 향료를 발라드리기 위해 무덤을 찾았던 마리아 막달레나를 비롯한 여인들과 주님의 제자들이었습니다. ‘예수님께서 죽은 이들 가운데서 다시 살아나셔야 한다는 성경 말씀을 아직 깨닫지 못하고 있었던’ 그들은 주님의 빈 무덤을 확인했을 뿐이었습니다. 그러나 예수님께서는 그전에 제자들에게 말씀하셨듯이, 죽음에서 부활하신 당신의 모습을 그들에게 나타내셨습니다. 이 기쁜 소식은 아직 주님의 가르침을 깨닫지 못하던 제자들에게 ‘그리스도의 부활’에 대한 확고한 믿음을 안겨 주었습니다. 그리고 예수님처럼 죽기까지 주님의 복음을 전하게 하는 믿음의 원천이 되었고, 사도로부터 전해 내려오는 교회 신앙의 핵심이 되었습니다.

그리스도의 부활은 생명의 빛을 되찾은 사건
2. 그리스도의 부활은 세상 구원을 위한 구약의 약속을 실현한 사건입니다. 세상의 죄를 없애시는 참된 어린양이신 그리스도께서는 당신의 죽음으로 우리 죽음을 없애시고, 당신의 부활로 인류의 조상인 아담과 하와로 인해 잃어버렸던 우리 생명을 되찾아 주셨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주님의 부활하심은 어둠을 빛으로 바꾼 사건이며, 인간의 죄악으로 인해 어두워진 세상을 빛으로 환히 밝혀주신 사건입니다. 그래서 교회는 ‘무덤에서 부활하신 그리스도, 인류를 밝게 비추시는 샛별!’이라고 노래합니다. 이 사건으로 오늘 “그리스도를 통하여 빛의 자녀들이 영원한 생명으로 태어났고, 믿는 이들에게는 하늘나라의 문이 열렸습니다.”

파스카의 신비 안에서 세상에 생명의 빛을 비추는 그리스도인
3. 주님의 부활하심을 기뻐하는 교회는 이 믿음으로 주님께서 약속하신 구원의 실현을 위해 그분께서 주신 기쁜 소식을 전하는 사명을 수행하며, 부활을 선포합니다. 교회는 오늘, “저희가 부활 대축제를 지내며 성령의 힘으로 새로워지고 생명의 빛을 받아 부활하게 하소서”라고 기도합니다. 이 생명의 빛은 인류를 구원으로 이끄는 힘이요, 그 원천은 부활하신 그리스도께 있습니다. 이 생명의 빛을 받아 사는 이들은 “나는 부활이요 생명이다. 나를 믿는 사람은 죽더라도 살고, 또 살아서 나를 믿는 모든 사람은 영원히 죽지 않을 것이다”라는 주님의 말씀을 믿고 사는 사람들이며, 주님을 본받아 생명의 빛을 세상에 비추면서 생명을 살리는 삶을 사는 사람들입니다.

생명을 낳고, 사랑하고, 지켜야 할 그리스도인
4. 그리스도인들은 인간의 존엄성이 파괴되고 생명의 고귀함이 상실되어 가는 오늘날 더욱 하느님의 창조 사업에 참여하면서 생명을 사랑하고 수호하며 인류의 번영을 위해 봉사할 의무를 갖습니다. 이 의무는 인간을 극진히 사랑하시어 수난과 죽음을 통하여 희생제물이 되시고 결국 부활하시어 우리를 구원하신 그리스도의 사랑에 기인합니다. 이 거룩한 의무의 중심에는 사랑의 공동체요, 학습 장소인 가정이 자리하고 있습니다. 가정은 하느님 세상 창조의 첫 축복으로 부부 일치와 사랑 속에 진정한 인간 공동체를 이루고 생명에 봉사하며 자녀를 교육하는 소중한 둥지이기 때문입니다. 그 가운데 자녀 출산은 누구도 침해할 수 없는 하느님의 거룩한 창조사업의 영역이고, 부부애의 결실이며, 하느님 축복의 최상입니다.

오늘날 시급한 문제 : 저출산과 고령화 사회
5. 오늘날 우리 사회와 교회에서 고민하는 시급한 문제 중에 하나는 사회 전반적으로 젊은 부부들 사이에 팽배해 있는 저출산 분위기로 인해 점차 고령화 사회가 되어간다는 것입니다. 교회에서 가르치는 혼인의 본질과 목적은 우리를 지배하고 있는 경제 제일주의와 개인주의로 인해 점점 뒤로 밀려나고 있으며, 자녀교육의 경제적 부담을 비롯한 여러 가지 이유는 출산을 기피하는 분위기를 조성하고 있습니다. 더구나 생명문화의 퇴보는 최근 일련의 사건들처럼, 무한경쟁 사회에 던져진 자녀들이 쉽게 자살을 택하게 하는 사회문제를 야기하고 있고, 더구나 이러한 영향은 부모들로 하여금 자녀 출산을 더욱 기피하도록 하고 있습니다.

교회의 미래를 위한 출산 장려 : <안젤로 생명 사랑회>
6. 수원교구는 출산 장려에 큰 관심과 열정을 기울이고 있습니다. 그래서 교구는 지난 3월 사제평의회 의결을 거쳐 교구민들에게 ‘다자녀 운동에 참여하기’를 촉구하고 있습니다. 이에 따라 교구 사회복음화국에서는 ‘한마음 운동 본부’ 주관으로 이미 진행해 오던 <안젤로 생명 사랑회> 를 더욱 활성화하고, 교구와 본당이 연계하여 다자녀 가정을 비롯한 한 부모, 미혼모 및 조손 가정 지원 사업을 펼치기로 하였습니다. 따라서 수원교구의 출산 장려 운동과 우리가 특별히 관심을 가져야 할 청소년들의 지원 사업에 교구민들의 적극적인 참여를 부탁드립니다.

부활하신 그리스도의 생명의 빛을 이웃에게로
7. 주님의 부활은 분명히 그를 믿는 사람들에게 생명의 빛으로써 희망을 안겨줍니다. 그리고 주님께서 명하신 것처럼 이 기쁜 소식을 전하는 사명은 그리스도인들에게 주어져 있습니다. 이 사명의 핵심은 ‘주님의 파스카 신비’입니다. 즉, 주님께서 부활하심으로써 우리의 빛이 되시고, 새 생명을 안겨주심으로써 우리 구원의 희망이 되셨다는 사실입니다. 그를 믿는 그리스도인들은 이 생명의 빛을 온 누리에 비추어 모든 이들에게 희망을 안겨주어야 하는 사명을 갖고 있습니다. 따라서 그리스도인들은 주님 사랑의 계명을 실천하며, 우리 주위의 삶에 지쳐 있는 이들과 정신적 육체적 고통으로 힘들어 하는 이들, 특히 이주민으로 살아가는 외국인들과 새터민(탈북 주민)들에게 희망과 용기를 주는 ‘생명의 빛’이 되어야 하겠습니다. 더불어 우리 주위의 어려운 가정과 그 자녀들에게 용기와 힘을 주고, 자녀 교육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가정에는 관심과 사랑으로 격려를 해 주어야 할 것입니다.

오늘부터 시작하여 성령강림까지 50일간 거행되는 부활 축제 시기에 수원교구민 모두가 기쁨으로 사랑을 실천하는 ‘생명의 빛’이 되시길 바랍니다. 부활하신 주님께서는 수원교구 설정 50주년을 앞두고 새 복음화를 위해 일하는 우리들에게 풍성한 은총을 내려주시고 축복해 주실 것입니다.

하늘의 모후님, 기뻐하소서. 알렐루야!
주님께서 참으로 부활하셨나이다. 알렐루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