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론 두레박

[춘천] 부활은 계획한 거짓말이 아니었으나 부활은 계획된 것이었습니다

松竹/김철이 2011. 4. 23. 01:13

[춘천] 부활은 계획한 거짓말이 아니었으나 부활은 계획된 것이었습니다/김재복 신부(예수 부활 대축일)

 

오늘 복음은 과거 간음한 여인이었으나 부활의 증거자가 된 마리아 막달레나 한 사람만을 전합니다. 법정 증언의 효력이 있으려면 두 명이어야 하고, 권위있는 사람이 전해도 믿을까 말까한데 왜 요한복음은 그녀만을 전하는 것일까요?

부활을 전하는 복음은 ①무덤 방문자 ②무덤에서 만난사람 ③전달내용 ④제자들의 무덤 방문여부 ⑤사건순서 등에서 차이점을 보입니다.

그런데도 모든 복음은 제자들이 “세 여자” 혹은 막달라 마리아의 말을 헛소리로 여기고 (루가 24,11) 아무도 믿지 않았다는 것을 일관되게 전합니다(마르 16,11). 그래서 나중에 발현하신 예수님께 불신과 완고한 마음에 대해 꾸지람을 들었다고 합니다(마르16,14).

이런 복음의 차이점과 제자들의 불신은 오히려 부활이 세 여자와 제자들이 짜고 계획한 거짓말이 아니라는 것을 드러냅니다. 만일 계획된 거짓말이라면 힘없고 세상이 믿지 않을 여인들이나 간음한 마리아 막달레나와 했겠으며, 설사 그랬더라도 계획된 거짓말이라면 차이점이 드러나지 않고 오히려 내용에 일관성이 있었을 것입니다.

사회적 신분이 낮은 여자들, 그중에서도 아무도 그의 말을 믿지 않을 비천한 마리아 막달레나를 선택하신 것은 하느님의 탁월한 선택이며 계획이었습니다. 마리아 막달레나의 처지와 행보는 “제자들이 시체를 훔쳐냈다”는 수석사제들과 바리사이들의 계책도 깨뜨릴 수 있는(마태 28,11-15) 하느님의 계획이었습니다. 힘 없는 여자와 부활을 믿지 않은 제자들이 무덤에서 주님을 꺼낼 계획을 세우지는 않았을 것이기 때문입니다.

예수님의 부활 소식이 빨리 전해지라고 부활 소식을 전하는 첫 선포자로 수다스런 여자를 선택하셨다는 유머가 있습니다. 그러나 사실은 유머처럼 ‘빨리’ 전하기 위해서가 아니라 ‘참되게’ 전하기 위한 하느님의 계획이었습니다. 하느님은 지식이나 영향력있는 사람이 아니라 당신을 사랑하시는 이를 전달자로 선택하셨습니다. 그래서 베드로 보다는 사랑하는 제자 요한이 빨리 달렸다는 말씀도 묵상하게 됩니다.

부활은 계획한 거짓말이 아니었으나 부활은 계획된 것이었습니다. 오늘도 주님은 ‘참된 부활 선포’를 위해 당신을 사랑하는 이들을 부르십니다.

“주님께서는 당신 자신을 모든 이들에게 드러내셨다. 주님께서는 큰 자에게는 큰 존재로 드러내셨다. 주님께서는 작은 자에게는 작은 존재로 드러내셨다. 주님께서는 천사들에게는 천사로 드러내셨고, 인간에게는 인간으로 드러내셨다.”
부활을 축하합니다! 부활을 전합시다!
알렐루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