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품 발표작

꼬마 도깨비 투투의 세상 여행기 제 1화 (노을)/(동화)아람문학

松竹/김철이 2011. 4. 20. 00:34

제 1화(노을) 

 

 하늘나라 꼬마 도깨비 투투가 하늘 아래 세상 구경을 나섰어요. 태어나서부터 줄곧 하늘 위에서만 생활했던 투투는 하늘 아래에서 생활하는 사람들은 어떻게 살까? 하고 오래전부터 궁금해서 몸살이 날 지경이었는데, 마침 아빠 엄마가 외출하신 틈을 타서 원하기만 하면 무엇이든 다 얻을 수 있는 작은 도깨비 방망이 하나 어깨에 메고 구름택시를 타고 하늘 아래 세상으로 향했던 것이었어요. 구름택시에서 내린 투투가 막상 하늘 아래에 내려와 보니 어느 곳부터 구경해야 할지 몰라 잠시 망설이고 있을 때였어요. 냇물이 서로 달리기라도 하듯 졸졸 흐르는 봄 냇가에 발을 담그고 투투와 비슷한 또래의 한 남자 아이와 여자 아이가 두 손으로 턱을 고이고 서로 마주 보며 무슨 일인지 몰라도 얼굴에 근심을 가득히 담은 채 앉아있었어요. 궁금해진 투투는 두 아이의 곁으로 바싹 다가앉아 아이들이 나누는 얘기를 엿듣게 되었어요.


영식: 이제 며칠만 지나면 새 학기인데. 복순 네 아빠의 병세가 더 나빠져서 어쩌면 복순 이가 학교에 못 나올 것 같데..
민주: 나도 그 얘기 들었는데 큰일이야. 우리가 도울 방법이 없을까..
영식: 우리 같은 어린이가 어떻게..
투투: 약만 있으면 복순 이네 아빠의 병도 낫게 할 수 있고.. 복순이도 학교에 다닐 수 있는 거야...?
영식: 그래.. 그런데 복순이 아빠의 병이 희귀한 병이라 우리 마을처럼 작은 마을에 있는 병원이나 의원에서 복순네 아빠의 병을 
        치료할 수가  없데. 그래서 서울 같은 큰 도시에 있는 병원으로 가서 치료해야 한데. 그렇지만, 복순 네가 너무 가난해서 돈이 없어..
민주: 어머! 얘! 너 지금 누구랑 얘기하고 있니...? 고개를 숙인 채 얘기하던 영식이 고개를 들어 민주를 바라보며 말했어요.
영식: 너도 참.. 누구긴 누구야.. 민주 너지..
민주: 애! 정신 차려 내가 언제 복순 이네 살림살이에 대해 물었다고 너 혼자 중얼거리니,?
영식: 민주 네가 아니었어...? 좀전에 복순 이네 집안 형편을 물어본 애가...?
민주: 아니.. 내가 왜...? 다 아는 일을..
영식: 하긴 그래.. 아냐.. 분명히 우리 또래의 아이 목소리였어..
영식: 그리고 복순이네에 대해서 꼬치꼬치 물어봤었어..
민주: 너 복순네 걱정을 많이 하다 보니 헛소리까지 들리는 게 아냐...?
투투: 헛소리가 아냐.. 너희들 눈엔 내가 안보이니...?
영식: 누구야! 누가 남의 얘길 엿듣는 거야..
투투: 엿들은 게 아니라 우연히 지나가다 듣게 된 거야 오해마..
영식: 네 정체가 뭔지 몰라도 모습을 드러내란 말야!
투투: 너희가 내 모습을 보게 되면 몹시도 놀랄 텐데.. 그래도 좋아,?
영식: 그런 걱정하지 말고 빨리 나와 어디 숨어 있는 거야.

 투투는 도깨비 나라의 법을 어긴 채 영식과 민주의 앞에 자신의 모습을 드러내고 말았어요. 그리고 영식과 민주는 머리 가운데 뾰족한 뿔이 돋아있고 얼굴 피부도 울퉁불퉁 들쑥날쑥하고 야구방망이도 아니고 이상하게 생긴 방망이를 어깨에 멘 투투의 모습에 매우 놀라 하마터면 까무러칠 뻔하였어요. 투투의 재치있는 설명에 안정을 찾은 영식과 민주은 금세 투투와 친한 친구가 되었어요.

민주: 투투 너 복순 이네 어려운 형편을 해결할 방법이 있다고 했는데, 정말이니...?
투투: 그럼.. 정말이지 이거만 있으면 아무리 어려운 일이라도 해결할 수 있지..

 투투는 세상에 내려올 때 가져온 이상하게 생긴 도깨비 방망이를 한 손으로 빙글빙글 돌리며 자신에 넘친 모습으로 말했어요. 그리고 영식과 민주는 이상하다는 듯 고개를 갸웃거리며 투투가 하는 일을 지켜보았어요.

투투: 돈.. 나와라 와라 뚝~딱! 약.. 나와라 와라 뚝~딱!  수리수리 수수리~

 투투의 이상한 주문이 끝나기가 무섭게 투투가 허공을 향해 휘두르는 작은 도깨비 방망이 끝에서 펑! 하는 소리와 함께 구름 같은 뽀얀 연기가 나는가 싶더니 많은 돈과 이름이 분명하지 않은 약들이 마치 나뭇잎처럼 후두두 떨어졌어요.

투투: 이것만 있으면 복순이 아빠의 병도 고칠 수 있고, 복순 이도 아무런 걱정 없이 학교에 다닐 수 있을 거야..
민주: 정말이니,?
영식: 투투야! 고마워..
투투: 너희에게 친구면 내게도 친구이고, 친구를 돕는 건 당연한 일 아니니..
민주: 그래 맞아. 그럼 우리 빨리 이 약과 돈을 복순 이네 가져다 주자..
영식: 그러자 투투야! 너도 함께 가야지.. 어서..
투투: 아냐 너희 둘만 다녀와.. 난 여기서 기다릴게..
민주: 아니.. 왜,? 함께 가지 않구..
투투: 내가 갑자기 찾아가면 복순 이와 복순네 가족이 매우 놀랄 거 아냐..
영식: 하긴 그도 그래.. 그럼, 복순 이와 인사는 나중에 하기로 하고 얼른 약과 돈을 전해주고 올 테니 여기서 꼼짝 말고 기다려..
투투: 아무 염려 말고 다녀와 기다릴 테니..


 

 영식과 민주는 투투가 마련해준 약과 돈을 가지고 복순 이네를 향해 단숨에 달려갔어요. 달려가는 민주와 영식의 뒷모습을 바라보던 투투는 흐뭇한 미소를 지으며 자신과 이 세상 사람들과는 함께 어울려 살 수 없음을 잘 알기에 두 친구와 짧은 만남의 이별을 하고 또 다른 모습의 세상을 찾아 구경을 떠나려고 도깨비 방망이를 어깨에 메고 콧노래를 흥을 되며 노을이 불게 진 서산을 올려다보며 걸어갔어요. 그 후 투투가 도깨비 방망이로 마련해준 약을 드시고 복순이 아빠의 병환은 거짓말처럼 낳게 되었고 복순 이도 투투가 전해준 돈으로 아무런 걱정 없이 학교 공부를 하였답니다.


                                                                           - 계속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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