松竹일반시
♣ 고향의 향기♣ - 松竹/김철이 - 첫돌 박이 아기마냥 동편마루 소롯이 걸터앉아 발그레 웃으며 서편마루 향해 붉은 혀 내밀어 놀리는 듯 하루를 시작한다 온 마을 시끄럽게 울어 깨우는 어느 집 첫닭 회치는 소리 담장 따라 줄타기하듯 아슬아슬 오르는 연한 잉크빛 나팔꽃 수줍은 몸짓 다하여 아침을 알린다 뒷지게 근엄한 햇살 할배 진종일 온 동네를 두루 다녀 누구네 장맛이 더 맛있나 손가락 곱게 찍어 맛을 보다가 철이네 고추장 맛에 반하여 먹고 또 먹다 온 몸이 붉게 물이 든다 빨래터 아낙들 화산 같은 수다에 낮잠 자던 물방개 도령이 뒤뚱거리며 걷다가 물방울 크고 작게 불어 물속 오르내려 약 올리는 송사리떼 놀림에 더 큰 몸짓으로 뒤뚱거리다 물속 깊이 잠수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