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강은 말이 없다
- 松竹/김철이 -
숱한 사연의 불씨에
깃털은 타서 까만 재가 되고
날개는 타서 하얀 눈이 내렸는가…
먹이 찾는 백갈매기 울어 울어도
말라버린 눈물은 흐르질 않고
이미 옛모습 찾을 길 없는 강물은
우락부락 그늘빛 무서운 눈망울을 부라린다
봄이 오면 유채꽃 널부러지게 피어 만발하고
고집이 센 잡초는 사계를 지켜왔지만
퇴색해 버린 물고기 헤엄은 처량도 하다
힘겨운 인고에 덩달아 찌든 동강은 말이 없고
옛모습 찾으려 애쓰는 이 심정은 달아오른데
사욕에 묶여버린 이들 급한 마음은
짙은 먹물빛 폐수로 동강에 흐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