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성 꿀단지

빈 의자

松竹/김철이 2010. 6. 25. 11:05

빈 의자

나는 어느 신부님께서 환자 가정 방문을 마치고 와서
해준 이야기를 듣고 이 기도 방법을 생각했습니다.

그 신부는 환자 곁에 빈 의자가 놓여 있는 것을 보고
그게 무슨 의자냐고 물었더니 그 환자는 이렇게 대답하였습니다.
"저는 그 의자에 예수님을 앉으시게 하고
신부님이 오시기 전까지 그분과 이야기를 나누고 있었습니다.
저는 몇 년 동안 기도하는 것이 힘들었습니다
어느 날 한 친구가 와서 기도란 예수님께 그저
이야기 하는 것이라고 말해 주기 전까지는요.

그 친구는 나에게 빈 의자를 옆에 놓고 거기 예수님이 앉아
계신다고 상상하고 그분께 이야기를 하고 또 뭐라고
말씀해주시는지를 들어보라고 했습니다.
그 이후로는 기도하는 데에 아무 어려움이 없어졌습니다."

며칠 후에 그 환자의 딸이 아버지의 죽음을 알리러
사제관으로 왔더랍니다. 그녀는 이렇게 말했습니다.

"전 아버지가 혼자 계시도록 몇 시간 동안 자리를 비웠습니다.
아버지는 매우 평화로워 보이셨어요.
그러나 제가 다시 방에 들어갔을 때는 아버지는 이미 숨을 거두셨어요.
그런데 이상한 일이지요? 글쎄 아버지의 머리가 침대 위에
놓여 있지 않고 그 옆에 있는 의자 위에 놓여 있지 않겠어요?"

이 기도 방법을 당장 실천해 보셔요. 아마 처음엔 이렇게
기도하는 것이 좀 유치하게 생각 될 것입니다.

예수님께서 당신 가까이 앉아 계시다고 상상하십시오.
이때 상상력이 당신의 믿음을 북돋아 줄 것입니다.
이제 예수님께 이야기하십시오.
만일 주위에 아무도 없다면 조용한 목소리로 말씀하십시오.

그리고 그 분께서 뭐라고 말씀하시는지 들으십시오.
또는 그렇게 대답하실 것이라고 상상되는 말을 들어보십시오.

만일 예수님께 뭐라고 말씀 드려야 할지 모르겠거든
지난 하루 동안에 있었던 일들을 말씀드리십시오.
그리고 그 일 하나 하나에 대해서 당신의 생각을 말씀드리십시오.

바로 이 점이 생각하는 것과 기도하는 것의 다른 점입니다.
보통 우리는 생각을 할 때는 우리 자신에게 이야기를 합니다.
그러나 기도할 때는 하느님께 이야기를 하는 것입니다.

그 분의 얼굴이나 옷 모양들을 세밀하게 상상하려고 애쓰지 마십시오.
그러면 오히려 분심만 들것입니다.

종종 이 방법으로 기도를 많이 했던 대 대 데레사 성녀는 예수님께서
옆에 계시다는 것을 느꼈을 뿐이라고 했습니다.

이 기도 방법은 내가 알고 있는 방법 중 예수님의 현존을
가장 빨리 체험하게 해 주는 방법입니다.
예수님께서 하루 종일 자기 옆에 계시다고 상상하십시오.
일을 하다 가도 자주 그분과 이야기를 나누십시오
아마 어떨 때는 그저 말없이 쳐다 볼 수 밖에 없을 것입니다.

이 기도를 적극 권장했던 데레사 성녀는 이 방법으로 기도하는 사람은
얼마안가서 주님과의 깊은 일치를 체험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A.드 멜로 하느님께 나아가는 길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