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품 발표작

추사(秋思)/참여문예

松竹/김철이 2009. 8. 22. 15:00


 

추사(秋思) // 松竹/김철이



갈 길은 먼데
마음은 일각여삼추(一刻如三秋)라
갈 길 바쁜 낙엽을 모아
몇 장 남지 않은 달력 속 모닥불을 집힌다.

흘러간 세월은
돌아올 기약조차 없는데
다가올 미래(未來)는 시린 가슴을 치니
먼 산 바라보는 두 눈에 눈물이 고인다.

등잔은 바람에 졸고
밤하늘 뜬구름 먹물을 먹은 듯하니
가을 산(山)을 닮은 심정,
붉은 꽃불로 핀다.

초저녁 초승달(偃月) 양반걸음인데
시절을 재촉하는 슬픈 소쩍새 울음
나그네 걸음을 서럽게 하고
홀로 남은 마음 천 리를 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