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원
- 松竹 /김철이 -
밤새 까맣게 자던 이슬은
영롱한 빛도 눈부시게
풀내음 진동하는 잎새 밧줄 삼아
미끄럼 타는 아이처럼 줄지어 파랗게 웃는다
계절은 바퀴도 없이
앞만 바라보며 거친 질주를 하는데
지평선 저 너머 몰래 우는 초목은 서럽고
더 넓은 초원은 진녹색으로 지쳐만 간다
여름은 색도 없을 모양 크게 하여
입 벌려 포유하는 맹수처럼 온 시절을 우는데
가지마다 시를 엮는 게으른 매미 소리도
요란하게 태산을 움직인다
어느 님의 간절한 소망인가…
초목마다 동그란 색수를 놓는 빗물의 사연은
아무 의미없는 허상이 되어 대지에 잠들고
초원은 다가올 미래도 모른채
초록빛 훗날을 기약한다
'개인♡시집' 카테고리의 다른 글
뜸부기 (꾼 중에서) (0) | 2008.06.27 |
---|---|
부들 (꾼 중에서) (0) | 2008.06.26 |
여치 (꾼 중에서) (0) | 2008.06.24 |
반딧불이 (꾼 중에서) (0) | 2008.06.23 |
여름 애상 (꾼 중에서) (0) | 2008.06.22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