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치
- 松竹 / 김철이 -
녹색의 여름을 닮고 파서일까…
겹눈 크게 뜨고
뙤약볕 온 유월을 연주하는
녹색의 하모니카
지난겨울
가슴에 묻은 한이라도 풀려는 것인지
연녹색 긴 날개 문질러 목청 높여 부르는
여름날의 소나타
부지런도 하여
여름 밤낮을 가리지 않고
연약한 날개 대신하여
긴 다리 폼을 내며 멀리 뛰는
한여름 땅의 육상선수
한여름 다 가기 전에
먼 훗날 얘기할 추억을 만들기 위해
사랑하는 이 불러모아
초록빛 연미복 곱게 차려입고
온 팔월 고백하는
한여름 녹색의 신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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