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씨
- 松竹/김철이 -
시절의 패잔병이라도 된 듯
추운 잔바람 나뭇가지 속살을 파고드는데
먼 여행을 떠났던 빛새 몇 마리 부리도 곱게
언 땅 쪼아 노오란 개나리 봄씨를 심는다
몇 중대 몇 소대 소속일까…
선전포고도 없이 침범한 잔설
장진도 하지 않은 총탄을 마구 퍼부어
빠알간 진달래 봄씨를 피운다
몇 달 며칠 편히 쉬던 개울물 흐르는 소리
늦잠자던 개구리 깜짝 놀라
허둥지둥 봄맞을 준비에 긴 하품을 하니
하이얀 벚꽃 봄씨로 웃는다
뒷동산 아지랑이 일곱빛깔 무지개로 피는데
나물케는 처녀들 그칠줄 모르는 웃음은
산기슭 진동하는 메아리로 온 산을 구르니
파아란 둥글레 봄씨로 구른다
'개인♡시집' 카테고리의 다른 글
버들강아지(2) (꾼 중에서) (0) | 2008.06.19 |
---|---|
버들강아지(1) (꾼 중에서) (0) | 2008.06.18 |
봄을 기다리는 마음 (꾼 중에서) (0) | 2008.06.16 |
봄뜰에 쓰는 편지 (꾼 중에서) (0) | 2008.06.15 |
사월의 봄비(1) (꾼 중에서) (0) | 2008.06.14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