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들강아지(1)
- 松竹 / 김철이 -
고운 빛새 몇 마리
날개도 없이 흐르는 강가에 내려앉아
무색 무표정의 부리로 쪼아
세상 뒷켠에 조용히 피었다 질
화려하지 않은 꽃 뿌리를 심는다
여린 뿌리 겨드랑 밑
노란 빛깔 가지를 내어 금방,
져버릴 녹색의 털옷을 벗어버린 채
한으로 남을 한 생을 키운다
바소꼴 뾰족한 잎새 거꾸로 세워
고운 잎자루 작은 얼굴 흰빛 잔털 피우다 지워
또 다른 사연이 돋아날 강가에
연약한 한 삶을 피우다 지운다
사월의 겨드랑이 자주색 단성화로 돋아
누구도 쉬 알아주지 않는 발자취 크게 하여
무심히 흘러가고 말 강물처럼
강둑 흙 알갱이 움켜쥐어 나약한 꽃잎을 꾸며간다
'개인♡시집' 카테고리의 다른 글
오월의 편지 (꾼 중에서) (0) | 2008.06.20 |
---|---|
버들강아지(2) (꾼 중에서) (0) | 2008.06.19 |
봄씨 (꾼 중에서) (0) | 2008.06.17 |
봄을 기다리는 마음 (꾼 중에서) (0) | 2008.06.16 |
봄뜰에 쓰는 편지 (꾼 중에서) (0) | 2008.06.15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