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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씨 (꾼 중에서)

松竹/김철이 2008. 6. 17. 00:47
 

봄씨

                                                          - 松竹/김철이 -

 

시절의 패잔병이라도 된 듯
추운 잔바람 나뭇가지 속살을 파고드는데
먼 여행을 떠났던 빛새 몇 마리 부리도 곱게

언 땅 쪼아 노오란 개나리 봄씨를 심는다

 

몇 중대 몇 소대 소속일까…
선전포고도 없이 침범한 잔설
장진도 하지 않은 총탄을 마구 퍼부어
빠알간 진달래 봄씨를 피운다

 

몇 달 며칠 편히 쉬던 개울물 흐르는 소리
늦잠자던 개구리 깜짝 놀라
허둥지둥 봄맞을 준비에 긴 하품을 하니
하이얀 벚꽃 봄씨로 웃는다

 

뒷동산 아지랑이 일곱빛깔 무지개로 피는데
나물케는 처녀들 그칠줄 모르는 웃음은
산기슭 진동하는 메아리로 온 산을 구르니
파아란 둥글레 봄씨로 구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