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강
- 松竹 /김철이 -
대풍이 내린 온 마당
오곡백과 산제기 가득 담아놓고
풍각쟁이 귀뚜라미 퉁수 소리도 곱게
신랑 각시 혼례 올린 지 엊그제 같건만
높새바람 길게 불어
한번 안겨보지 못한 가을 신랑 금세 데려가니
혼절하는 겨울 각시 긴 한숨은
한 시절 내 눈물로 내리다가
강남 땅 두루 날아 고향 찾은
연미복 신사 물고 온
햇봄의 꽃 씨앗 만개할 쯤
겨울 각시 호된 시집살이 곱게 풀려
참된 자유라도 얻은 듯이
꽁꽁 동여 맺던
허리띠 풀어 젖히고
외박이라도 할 심사인지 마냥 흘러만 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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