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돌아보오
- 松竹 / 김철이 -
우연이 아니라 필연으로 맺어주신
세상사 연 다 버려두고
천리 만길 떠나가셨으면 그만이지
가시다 말고 왜 돌아보오
작두 같은 칼날로도 끊을 수 없는 사연조차
칼로 물 베듯 돌아서서
길게 놓인 철길로도 이을 수 없을 길 가셨으면 눈을 감지
감다 말고 왜 눈을 뜨십니까…?
이승과 저승 사이 갈림길에서
가지말라 두 손목 부여잡고 애처로이 목매달던
아들, 딸 뒤로 하고 숨 가쁘게 달려가시더니
백옥같은 흰 고무신 벗어놓고 가다 말고 왜 돌아보십니까…?
무지갯빛 짙은 그리움으로도 감히 눈물조차 제대로 흘리지 못하는
자식들 가슴 미어져 내릴 아픔조차 못 본 채 눈감으시더니
이승에 사는 자 죄인이라 당신 모습 희미해지건만
이승과 저승의 갈림길에 또다시 왜 돌아보오…
'작품 발표작' 카테고리의 다른 글
봄강 (자유문예) (0) | 2008.05.29 |
---|---|
폐가 (월간 시사문단) (0) | 2008.05.28 |
강물 (월간 시사문단) (0) | 2008.05.26 |
방울새 (월간 시사문단) (0) | 2008.05.25 |
수양버들 (월간 시사문단) (0) | 2008.05.23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