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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데일리] 장애인 천국 유럽-일본 `이것이 다르다`

松竹/김철이 2008. 5. 22. 18:40
[북데일리] “유럽과 일본의 장애인들은 어떻게 살고 있을까?” “장애가 덜 불편한 사회에서 생활하는 장애의 삶은 어떤 모습일까?”

신간 <장애인 천국을 가다>(논형. 2008)는 독일, 오스트리아, 스위스, 일본의 재활병원과 장애인시설을 돌아본 현장 기록이다. 백경학, 전미영, 임상준, 구둘래 4명의 공저자가 집필에 참여했다.

책은 장애인이 편한 사회, 그들의 선택이 존중되는 사회의 다양한 면모를 보여준다. 다음은 주목할 만한 몇 대목. 재활병원, 장애인 작업장, 통합교실의 현주소를 생생히 전한다.

하나. 재활병원, 개념부터 다르다

어린이재활 전문병원, 회복기 전문병동, 교통사고 전문 재활병원... 그야말로 ‘전문’ 재활치료가 이뤄지는 병원이다. 환자의 상태에 따라 최첨단 맞춤형 치료를 하는 건 물론, 퇴원 후 생활까지 상담하고 관리한다. 유명병원에는 전 세계에서 환자가 몰리고, 우리나라에선 기피대상이 되는 재활병원이 지역개발을 주도한다.

“인구 1500명의 이 마을에 벨리콘병원이 들어선 이후 현재는 인구 5만 명의, 취리히 근교에서 손꼽히는 고급주택가로 탈바꿈했다고 한다. 재활병원이 도시를 형성하고 지역개발을 주도하고 있는 셈이다.”

둘, 불량률 제로의 작업장

최고의 기술명장이 장애인에게 직접 기술을 전수하고, 소비자들은 장애인 작업장의 생산품을 앞 다퉈 구매한다. 철저한 품질관리로 세계적인 대기업에게서 계약을 따내기도 한다. 장애인 직원의 계산 편이를 위해 모든 빵에 똑 같은 값을 매겨둔 빵집도 있다. 장애인을 위한 다양한 일터, 바로 그들의 자립 기반이다.

“지적장애인(정신지체)이 처음부터 제품을 만드는 건 쉬운 일이 아니다. 비장애인보다 더 많은 시간과 노력이 필요하다. 하지만 장애인 한 사람 한사람이 가진 재능을 눈여겨보고, 기술을 익힐 기회를 주고, 능력에 맞는 일자리를 제공하는 것이 바로 선진 장애인교육의 힘이 아닐까.”

셋, 함께 하는 통합교육

장애인과 비장애인이 서로를 배려하고 인정하는 첫걸음이 통합교육이다. 신생아의 몸무게에 불과한 3.5kg의 아이(8세)가 친구들과 어울려 노는 학교, 호흡기에 의지해 숨을 쉬는 학생과 함께 공부하는 고3 수험생 교실을 찾아 통합교육 현장을 보여준다.

“장애학생과 비장애학생이 잘 어울리고 있을까. ‘잘 도와주냐’는 말에 로이더 교장선생님은 ‘도움 없이 해야 한다고 가르친다’고 말했다. ‘비장애 학생에게도 도와줘야 한다고 가르치지 않는다. 비장애학생들에게 장애학생과 어울리는 방법을 스스로 알아내게 한다’는 것이다.”

[김민영 기자 bookworm@pimedi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