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끄심에 대한 응답 찬미 예수님! 백번을 생각해 봐도 제가 지금껏 살아오면 서 유일하게 잘한 일을 꼽으라면 하느님의 아들로 살다 죽 기로 결심한 것입니다. 좀 더 정확히 말하자면, 저의 선택 이라기보다는 ‘이끄심에 대한 응답’이었습니다. 인간이 가 혹한 운명 앞에서 완강한 저항을 멈추고, 기력을 완전히 소 진했을 때, 하느님의 숨은 계획이 드러난다고 하죠. 사형선 고를 받고 죽음을 기다리는 것 말고는 아무것도 할 수 없는 절망적일 때였습니다. 어느 날 종교 담당 교도관님의 권유로 천주교 교정사목 위원회에서 봉사 활동을 하고 계신 어머님들을 만나기 위 해 천주교 상담실에 들어섰습니다. 오랫동안 사형수들을 만나오신 어머님들 세 분이 기다리고 계셨는데, 그중 한 분 이 고(故) 김자선 엘리사벳 어머니셨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