따뜻한 하루 1085

제물포 고등학교의 무감독 시험

제물포 고등학교의 무감독 시험 “눈동자 돌아가는 소리가 들린다. 커닝하다가 걸리면 0점 처리다.” 학창 시절 시험 시간에 누구라도 한 번 이상을 들어봤을 말입니다. 그런데 인천 제물포 고등학교의 학생들은 이런 말을 한 번도 들어본 적이 없습니다. 그 이전부터 제물포 고등학교 시험 시간에는 시험감독을 하시는 선생님이 없습니다. 선서! 무감독 고사는 양심을 키우는 우리 학교의 자랑입니다. 때문에 우리는 무감독 고사의 정신을 생명으로 압니다. 양심은 나를 성장시키는 영혼의 소리입니다. 때문에 양심을 버리고서는 우리는 성공할 수 없습니다. 시험을 치르기 직전 학생들이 선서하고 선생님은 시험지를 나눠주고 교실 밖으로 나갑니다. 그리고 시험 종료 10분 전 선생님은 돌아와 답안지를 회수하고 시험을 마칩니다. 195..

작은 이야기 2020.05.20

한국인보다 한국을 더 사랑했다

한국인보다 한국을 더 사랑했다 뛰어쓰기도없고쉼표도없고 마침표도없는글을읽는것은 매우불편한일입니다 미국인 호머 헐버트 박사가 없었다면 우리는 아직도 위에 글처럼 불편하고 답답한 문장을 읽고 쓰면서 지내고 있을지도 혹시 모릅니다. 1886년 7월 23세의 청년이었던 호머 헐버트는, 조선의 청년들에게 서양문화와 영어를 가르쳐 달라는 조선 정부의 요청을 받고 제물포를 통해 조선에 들어왔습니다. 그렇게 조선에서의 생활을 시작한 호머 헐버트는 조선인보다도 조선을 더 사랑하게 되었습니다. 놀랍게도 조선에 들어온 지 3년 만에 ‘선비와 백성 모두가 반드시 알아야 할 지식’이라는 뜻의 ‘사민필지’를 편찬하였습니다. 이 책은 순 한글로 만들어진 조선 최초의 교과서라고 할 수 있습니다. 특히 그의 한글 사랑은 대단했습니다. ..

작은 이야기 2020.05.19

시간을 되돌릴 수 있다면

시간을 되돌릴 수 있다면 중학교 졸업식이었습니다. 가족들이 잔뜩 와서 축하해주었기 때문에 모든 친구들의 표정이 밝았습니다. 다들 누구랄 것 없이 꽃다발을 들고 있었습니다. 무심코 교문 쪽을 보니, 한복을 곱게 차려입고 꽃다발을 든 채 걸어오는 나이 지긋한 여성분이 보였습니다. 저희 어머니였습니다. 저는 다섯 남매의 막내아들이었습니다. 그래서 부모님의 연세가 다른 친구들의 부모님보다 많으셨습니다. 그런데 어머니는 한복까지 입고 오셨으니… 저는 어딘가로 숨고 싶었습니다. 한참 화장실에 숨어 있다가 나왔더니 어머니는 제 책상 옆에서 기다리고 계시더군요. 저는 꽃다발을 전해주려는 어머니를 반사적으로 피하고 말았습니다. 어머니의 상처 받은 얼굴… 그때는 왜 철없이 그런 행동을 했는지 너무 후회됩니다. 졸업식 꽃다..

작은 이야기 2020.05.18

시간은 잔액이 없다

시간은 잔액이 없다 매일 당신에게 86,400달러, 우리 돈으로 1억이 넘는 거액을 입금해주는 은행이 있다고 상상을 해보세요.그러나 당일이 지나면 잔액이 남지 않습니다. 하루가 지나면 쓰지 못하고 남은 잔액은 없어져 버립니다. 당신이라면, 어떻게 하시겠어요? 당연히!! 그날 모두 찾아야죠!시간은 우리에게 마치 이런 은행과도 같습니다. 매일 우리는 86,400초를 부여받고 있지만, 버려진 시간처럼 그냥 무의미하게 없어져 버릴 때가 많습니다.그런데 시간은 잔액이 없습니다. 더 많이 사용할 수도, 내일을 위해 남겨둘 수도 없습니다. 그러기에 최대한 사용할 수 있을 만큼 시간을 뽑아서 써야 합니다. 시간은 매일 누구에게나, 공짜로 주어지지만 돈으로 환산할 수 없을 만큼 값진 것입니다. 또 당일에 사용하지 않으면..

작은 이야기 2020.04.08

아버지의 마음

아버지의 마음 경남 산청의 작은 마을이 있었습니다. 그곳에서 초등학교를 졸업한 한 학생이 대구의 중학교로 가게 되었습니다. 어려운 가정 형편에 대구까지 학교를 보내는 것은 쉬운 상황이 아니었지만, 아버지는 자식의 앞날을 위해 결정했습니다. 하지만 아들은 공부에 전혀 관심이 없었습니다. 아들은 68명 중에 68등이라는 성적표를 받은 것이었습니다. 아버지의 실망을 견디지 못할 것 같아 아들은 성적표의 68이라는 숫자를 1로 고쳐 아버지에게 가져다 드렸습니다. 하지만 어설픈 거짓말은 뜻밖의 일로 번졌습니다. 아버지는 자식의 1등을 축하한다고 재산 목록 1호인 돼지를 잡아 마을 잔치를 연 것입니다. 아들은 자신의 거짓말 때문에 가장 큰 재산이었던 돼지를 아낌없이 포기한 아버지의 모습을 평생 마음에 담고 살아야 ..

사회 손거울 2020.04.07

엄마, 당신은 참 위대합니다

엄마, 당신은 참 위대합니다 당시 만 2살이 조금 넘었던 찬이는 급성 백혈병 진단을 받았습니다.엄마는 잠을 잘 수도, 밥을 넘길 수도 없었습니다. 어느 엄마가 금쪽같은 아들이 생사를 오가는데 잠이 오고 배가 고플까요.생후 6개월이던 동생 헌이는 온종일 엄마 가슴팍에 매달려 지내고, 찬이는 항암 부작용에 시달리며 저희 부부는 생지옥을 살았습니다.아픈 찬이는 찬이 대로 안쓰럽고, 동생 헌이는 또 무슨 죄인가 싶어서 짠하고… 가슴 먹먹한 나날만 보냈습니다.그러던 어느 날, 이대로 눈물만 흘리며 살 수 없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찬이가 잘못되면 어쩌나… 걱정만 하고 아무것도 하지 않으면 정말 끝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아이들을 위해서라도 정신을 차리고, 보통 아이들처럼 즐겁게 육아를 해야겠다고 다짐했습니다. 그리..

사회 손거울 2020.04.02

노년을 무엇으로 채워야 하나

노년을 무엇으로 채워야 하나 그동안 누군가의 딸, 누군가의 아내, 누군가의 엄마로만 살아온 그녀는 어느 날 자신이 정말 원하는 게 뭔지 곰곰이 생각하기 시작했습니다.부모님은 차례차례 세상을 떠났고, 남편이나 자식은 예전처럼 자기를 필요로 하지 않았습니다. 마음속이 텅 빈 것 같았고, 앞으로 살아갈 시간에 뭘 해야 할지 막막해졌습니다.사회에 의미 있는 일도 좋고, 봉사도 좋은데 무엇보다 그녀 안을 무언가로 채우고 싶었습니다. 그녀는 진짜 뭘 하면서 살고 싶은지, 사춘기 때도 안 하던 고민을 시작했습니다. 그리고 한 번도 접해보지 못한 걸 배워보자 했습니다.플루트 연주와 시 쓰기, 만다라 그리기를 배우면서 그녀는 자기 내면의 목소리에 집중하기 시작했고 철학에도 관심이 많다는 걸 알게 되었습니다.“읽어야 할 ..

사회 손거울 2020.03.31

난 엄마처럼 살지 않을 거야!

난 엄마처럼 살지 않을 거야! 어릴 적 엄마는 늘 화난 목소리로 말씀하셨습니다. “책상에 앉아 있는 꼴을 못 보네, 도대체 무슨 생각을 하는지! 삐쩍 말라서 밥 먹는 건 또 그게 뭐니!”내가 사춘기가 되었을 때도 사람들 앞에서 거리낌 없이 말하는 엄마가 너무 창피하기도 했습니다.“깐따삐야꼬쓰뿌라떼? 그게 뭐예요?” “엄마, 메뉴판 보고 다시 주문해” “이 아가씨가 내가 커피 달라는데 이상한 소리만 하잖니!” “엄마 내가 집에 가서 타 줄게, 그냥 가자.”조금 더 커서는 진로와 결혼 문제까지.. 엄마와는 하나도 맞는 부분이 없었습니다.“너 그래서, 뭐 먹고 살아갈 건데!!” “엄마가 나한테 뭐 해준 게 있다고 내 삶에 간섭하는데.” “그만 말하고 여기 김치나 가져가!”쾅!나는 신발도 안 신고 김치통을 든 ..

사회 손거울 2020.03.28

나도 아직 나를 모른다

나도 아직 나를 모른다 초등학교 때부터 맞벌이 부모 가정에서 자라며 집안일을 혼자 도맡아 해야 했던 한 여자가 상담가를 찾아와 고민을 털어놓았습니다.그녀는 직장생활을 하는 아빠, 엄마를 대신해 자신과 동생을 챙기고 학업을 이어 나가는 과정에서, 부모님의 칭찬을 들은 적도, 인정을 받은 기억도 없었습니다.“부모님은 저를 돌볼 시간이 부족했고, 두 분 사이도 극도로 안 좋았어요. 제 앞에서 소리를 지르며 죽일 듯이 싸우다가 엄마는 몇 번 가출도 하셨고, 어쩌다가 괜찮아지면 저한테 잘해 줬지만, 항상 그때뿐이었습니다. 그때마다 제 마음은 절망적이면서도 필사적이었던 것 같아요.”상담가는 그녀에게 말했습니다. “당신이 사랑받지 못할 존재 여서가 아니고, 당신이 어딘가 결함이 있는 존재 여서도 아니고, 당신이 태어..

사회 손거울 2020.03.26

기억이 나지 않습니다

기억이 나지 않습니다 이제 겨우 22살. 법조인을 꿈꾸던 건실한 청년이었습니다. 군 복무를 수행하던 성실한 군인이었습니다. 부모님에게는 자랑스러운 아들이었고, 삶의 모든 것이었습니다.그런 그가 휴가를 나왔다가 변을 당했습니다. 부모님과 함께 즐겁게 저녁 식사를 한 뒤, 잠시 친구를 만나러 나간 아들이었습니다.길을 건너려 건널목에 서 있던 그에게 엄청난 속도로 한 대의 차량이 무참하게 돌진했습니다.음주 운전 차량이었습니다. 미처 피하지도 못한 채 차량에 치인 그는 뇌사상태에 빠졌습니다.한 달을 넘게 사경을 헤매던 그는 지난 9일 결국 세상과 작별했습니다. 청년의 이름은 ‘윤창호’입니다.윤창호 씨의 사고 사실은 친구들에 의해 알려지면서 음주운전 가해자에 대한 국민적 공분을 끌어냈고, 일명 ‘윤창호 법’ 제정..

사회 손거울 2020.03.24

누구에게나 시간은 단 한 번뿐입니다

누구에게나 시간은 단 한 번뿐입니다 미국의 화가이자 작가, 타샤 튜더(Tasha Tudor)는 버몬트 주의 산골 마을 농가에서 정원을 가꾸며 자급자족한 것으로 유명합니다.밤새 동화책에 들어갈 삽화를 그리면서 모은 돈으로 56살이 되던 해에 버려진 농장 부지 30만 평을 사들인 게 그 시작이었습니다.곧 60살이 되는 나이였지만 그녀는 꿈을 포기하지 않았습니다. 그 이후 10년 넘게 직접 땀 흘려 정원을 가꾸었고, 마침내 그 정원을 사람들에게 공개했을 때는 그녀의 나이 70살이었습니다.온종일 직접 가꿔 만든 타샤의 정원, 또는 비밀의 정원으로 불리는 그곳을 그녀는 전 세계인과 나눌 수 있었습니다.92살의 나이로 세상을 떠나기 전까지 정원을 가꾸고 그림을 그린 타샤 튜더는 노년의 삶에 대해 아주 간명한 조언을..

사회 손거울 2020.03.21

인생은 우리 스스로 만드는 것이다

인생은 우리 스스로 만드는 것이다 『파브르 곤충기』로 유명한 장 앙리 파브르는 85세에 10권의 곤충기를 완성하고 생을 마감했습니다.미켈란젤로는 90세 마지막 순간까지 를 만들었습니다.미국의 화가 모지스는 75세의 늦은 나이에 화가의 길로 들어섰습니다. 101세에 세상을 떠나기까지 1,600여 점의 작품을 남기며 화가로서 열정을 불태웠습니다.평범한 일상이 빛나는 그의 작품은 지금도 우표나 카드에 꾸준히 사용되면서 많은 사람에게 사랑받고 있습니다. 그는 말했습니다.“인생은 우리 스스로 만드는 것이다. 이전에도 그랬고 앞으로도 늘 그럴 것이다.”창의적 노화(老化)는 지금까지의 삶에서 굳어진 인식, 습관, 통념이 주는 편안함을 거부하고 새로운 경험을 마다하지 않는 것에서부터 시작할 수 있습니다. 세계적인 노화..

사회 손거울 2020.03.19

남자와 아이스크림

남자와 아이스크림 달콤한 아이스크림을 파는 가게에서 벌어진 상황입니다. 세 아이 중 둘만 아이스크림을 먹고 있고 한 아이는 그 모습을 지켜보고 있었습니다.옆에 있던 아이의 아빠는 아이스크림을 받지 못한 아이를 꾸중하고 있었습니다. “너는 오늘 야구게임에서 졌으니까 아이스크림을 먹을 수 없어!”아이는 눈물을 글썽이며 아빠에게 말했습니다. “아빠, 저는 최선을 다했어요.”아빠는 더 단호하게 아이에게 말했습니다. “하지만, 너는 게임에서 졌고 패배자는 상을 받을 자격이 없어!”가게에 있는 다른 사람들은 울상을 짓는 아이를 보며 마음이 아팠지만, 섣불리 나서지 못했습니다. 아이에게 큰 소리로 말하는 아빠의 인상이 무섭고 덩치도 컸기 때문입니다.그런데 한 남자가 조심스럽게 다가가 말했습니다. “함부로 참견한다고 ..

사회 손거울 2020.03.17

조선왕조실록

조선왕조실록 태조부터 철종까지 472년간의 역사를 기록한 조선왕조실록. 전쟁이나 화재 등으로 소실 되는 것을 막기 위해 실록의 사고는 궁궐의 춘추관 외에 충주시, 성주군, 전주시에 설치된 전국 4곳의 사고에 보관되어 있었습니다.습기와 해충 방지를 위해 실록을 약제와 함께 기름종이와 붉은 보자기로 감싸고, 실록을 담은 상자를 다시 기름종이와 붉은 보자기로 봉인하는 것도 모자라 3년마다 한 번씩 햇볕을 쬐어주는 포쇄작업도 거르지 않았습니다.(왕이) 친히 활과 화살을 가지고 말을 달려 노루를 쏘다가 말이 거꾸러져 떨어졌으나 상하지는 않았다. 좌우를 돌아보며 말하기를 ‘사관이 알게 하지 마라’ 하였다. 『조선왕조실록』 태종 4년(1404년) 2월 8일왕이 사냥하던 중 낙마한 것이 부끄러워 기록하는 사관이 모르게..

사회 손거울 2020.03.14

딸을 위해 변신하는 아빠

딸을 위해 변신하는 아빠 아직 어린 여자아이에게 탈모증이 생겼습니다. 아이는 남들과 자신이 다르다는 것을 인식하고 슬퍼할 만큼 충분히 성장한 아이였습니다.자신의 반들반들한 머리가 부끄러워서 싫었습니다. 다른 사람들 앞에서 감추고 싶었습니다.아이의 아빠는 딸의 슬픔을 나누고 싶었습니다. 그래서 딸의 손에 전기이발기를 쥐여주고 자신의 풍성한 머리를 박박 밀게 했습니다. 아빠의 머리를 깎는 딸은 즐거웠습니다.사랑하는 아빠의 모습이 자신과 같아진다는 것이, 그리고 그 행동에 담긴 아빠의 사랑이 느껴지는 것이 행복했습니다.삭발하는 아빠는 딸에게 끊임없이 말했습니다. “아빠는 머리카락을 깎는 것이 조금도 부끄럽지 않아. 아빠도 너처럼 될 수 있어. 우리 딸의 머리는 세상에서 제일 아름다워.”딸은 자신을 위한 아빠의..

사회 손거울 2020.03.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