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제의 공간

농부의 기쁨 | 박휘영 사무엘 신부님(운남동 본당)

松竹/김철이 2026. 7. 20. 10:00

농부의 기쁨 

 

                                           박휘영 사무엘 신부님(운남동 본당)

 

 

성당 근처에 산책을 나가다 보면, 곳곳에 텃밭 을 발견할 수 있습니다. 겨울에는 아무것도 없는 것처럼 보였던 땅이, 여름이 다가오면서 점점 본 래의 모습을 드러내는 것입니다. 한겨울, 아무것 도 자랄 수 없을 것 같던 땅을 보며, 그 땅을 가 꿀 사람의 마음은 어떠했을까요? 농사에 대해 아무것도 모르는 저에게는 그 땅이 그저 척박함 으로 보이지만, 그 땅에 씨를 심고 가꿀 사람에 게는 봄여름을 넘어 다가올 수확의 기쁨으로 보 였을 것입니다.

 

하느님께서 이 세상에 우리를 심으실 적에, 하 느님의 마음이 그러지 않았을까 생각해봅니다. 그분께서는 우리가 선하게 자랄 것이라는 성실 한 믿음으로, 마지막 날에 열매를 맺어 당신과 함께 기쁨을 맺을 희망으로 우리를 심으셨고, 사 랑으로 우리를 가꾸고 계십니다. 그래서 이 세상 은 하느님께서 우리에게 먼저 보이신 믿음과 희 망, 사랑의 밭인 것입니다.

 

오늘 복음에서 예수님께서는 하늘 나라를 ‘자 기 밭에 좋은 씨를 뿌리는 사람’, ‘겨자씨’, ‘누룩’ 으로 비유하십니다(마태 13,31-33 참조). 첫 번째 비유는 악에도 굴하지 않고 좋은 열매를 맺을 것 이라는 하느님의 믿음을, 두 번째 비유는 그 믿 음이 실제로 이루어져 큰 열매를 맺게 될 것이라 는 하느님의 희망을, 세 번째 비유는 이를 위해 우리 안에 오시는 하느님의 사랑을 보여줍니다. 우리는 이렇게 하느님의 믿음과 희망, 사랑을 우 리가 무엇을 드리기도 전부터 미리 받은 것입니 다.

 

이 하느님의 선물에 응답하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요? 농부가 수확을 기뻐하듯, 우리도 그분 의 바람대로 열매 맺음으로써, 하느님을 기쁘게 해드릴 수 있을 것입니다. 그분께서 보내주신 믿 음을 우리도 믿고, 그분께서 보여주신 희망을 우 리도 바라며, 그분께서 담아 주신 사랑을 우리도 실천하는 것이 바로 응답입니다.

 

하느님은 성실한 농부와 같은 분이십니다. 그 분께서는 오늘도 우리를 믿음, 희망, 사랑으로 심고 가꾸고 계십니다. 햇빛, 바람, 비, 농부의 땀방울 등 받은 그대로 열매가 영글 듯, 하느님 께서 주신 것을 그대로 영글어내는 우리가 되면 좋겠습니다. 하느님의 기쁨이 됩시다!